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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강원 속초] 속초 나들이 - 4년만의 가족여행 본문

여행이야기

[강원 속초] 속초 나들이 - 4년만의 가족여행

김현관- 그루터기 2023. 3. 27. 14:35

 

큰애의 결혼과 시기적으로 비슷하게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마음에 여유 없이 흘러간 지난 3년, 이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될 시기가 도래하여 일상의 평안함을 누리고 있는 즈음, 근래  좋은 대우를 받고 회사를 옮기며 마음이 편해졌는가?  큰애가 작은애와 궁리하여 오랜만에 동해바다로 가족나들이를 계획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동조하였는데,

즐거운 나들이를 떠나는 우리 가족을 시기하여 심뽀를 부리는지 하늘이 부옇다. 그러거나 말거나 차 안에서 울리는 음악소리는 경쾌하고 운전을 하는 작은애의 휘파람 소리가 경쾌하다.

지난 연말부터 걸음을 걷는데 가슴속에 부자연스러워 병원을 찾았더니 7년 전 스텐트 시술한 관상동맥의 70% 정도가 혈전으로 막혀 있어 다시 시술해야 한다고 신교수가 걱정스레 말을 전해 2월에 두 군데의 관상동맥에 3개의 스텐트 시술을 하였지만, 동맥의 곁가지로 이어지는 부분이 일부 막힘 증상이 도래하여 3월에 다시 한번 스텐트시술을 더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한 달 상간에 두 번의 시술을 하였어도 결과가 좋아 나들이하는 중에 이상이 없어 정말 다행이었다.

고성 통일전망대 가는 길..
일찍 길을 떠나 막힘이 없다. 중간에 홍천휴게소에서 큰애부부와 합류하여 요기를 하고 속초를 지나 목적지인 고성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과 10년 전에 다녀 간 청정동해의 아름다운 어촌마을에 자리 잡은  봉포 해수욕장도 지나고, 당시에 들렀던 청간정의 오롯한 풍치도 스쳐 지난다. 아야진항과 송지호해수욕장의 패말도 거침없이 눈앞을 흐르고 있다.

속초를 지나도 고성 가는 길은 참 멀기도 하지. 고성군청 앞을 지나는데 목련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한 그루가 보인다. 무채색 일변도의 국도변에 화사함을 선사하며 눈을 호강시켜 준다. 봄은 봄이로구나. 목련에 취하며 길을 재촉하는데, 잠시 하늘에서 안개비가 차창을 적시고 있다. 날이 굳자 큰애가 전화하며 화진포의 김일성 별장만 보고 가지 않겠냐며 의사타진을 하는데, 작은 애가 일단 가 보자며 소신을 밝히길래 작은애의 입장에 힘을 얹어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이윽고 통일전망대를 방문하기 위한 출입 신고처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신고서를 작성한 뒤 교육영상을 시청하고 고성통일 전망대로 출발하였다. 이제 11킬로만 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잠시 후 최동북단에 위치한  명파리해수욕장이 저 멀리 보인다. 아주 오래전 도화동 선배들과 저곳엘 다녀 갔는데..  동석형이 멋진 타격자세로 야구공을 쳐내던 순간을 담아낸 사진이 눈에 차 오른다. 벌써 몇 년 전인가, 새삼 저 하늘의 형이 보고싶다. 형과의 연이 닿았던 추억을 반추하다 보면 아직도  불쑥불쑥 목울대가 뜨뜻해진다. 

이윽고 D.M.Z 박물관이 왼편에 그리고 멀리 통일전망대가 창밖에 보인다. 주차하고 전망대로 오르니, D자형의 전망대 건물이 우리를 맞이한다. 분단현실이 발아래 펼쳐 있는 이곳에서  민족화합과 조국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되새기는데, 민생과 경제는 안중에도 없이 종북과 방탄국회, 친일을 명분 삼아 서로 상대를 공격하며 와글거리는 지금의 정치판 떨거지들과 기자정신 하나 없는 잡 것들을 모조리 저 깊은 동해 바다에 내던지고픈 속마음이 울컥하며  저 멀리  금강산을 한참 바라보았다.

돌아오는 길, D.M.Z 박물관도 들러 보았다. 분단의 역사와 냉전과 갈등의 아픔을 알리며 D.M.Z의 역사 문화등 모든 것을 모아 전시한 곳으로 작은애도 이곳에 느낀 바가 있는지 참 잘 들렀다며 진솔한 표현을 내비친다.  누구든 어느 곳을 가던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으면 그로서 여행의 참 맛을 알게 되는 것이니 그것으로 되었다.

어느덧 점심때가 되어 아이들이 미리 맛집이라고 찾아 놓은 대진항 근처의 조그마한 '저도맛집'에서 처음 먹어 보는 문어국밥과 생선구이(열기, 가자미, 임연수어)를 주문하었다. 문어국밥은 초면(初面)과 시원한 맛에 한 번쯤 지나가는 길에 먹어 볼 만한 맛이다. 해장으로 좋을 맛이긴 한데..

화진포라~ 나 어릴 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저절로 따라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황금물결 찰랑대는 정다운 바닷가 아름다운 화진포에 맺은 사랑아~~'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이라는 이 노래의 장소 화진포를 지나간다. 김일성별장과 이승만전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곳, 얼마나 경치가 아름답길래 이곳에 별장들을 만들어 두고 사용했을까. 오늘은 그저 스쳐 지나간다.

두 아이들이 새벽부터 운전 하느라 피곤하여 청간정과 봉포항의 중간 지점에 있는 죽도가 바라 보이는 히솝카페엘 들러 커피 한 잔씩 하면서 잠시 피로를 풀었다.  저녁빛이 어슴푸레하며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는  바닷물결에 하늘공기와 맞닿는 색감이 오버랲 되며 푸르고 서늘한 농담의 짙은 빛이 가슴에 시원하게 다가온다.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좋은 텐션을 이곳에서 받아들인다.

다음날 아침 외옹치항앞에 예약한 숙소에서 창문을 여니 파도소리가 시원하니 귓전을 두드린다. 바람이 세지만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외려  아이들과 외옹치 들레길을 한 바퀴 도는데 기분이 상쾌하고 어제의 피곤이 하나도 남지 않고 흔적 없다.

산책을 마친 뒤 숙소에서 나와  아이들이 어느 가게엘 들렀는데 푸딩을 파는 가게란다. 푸딩이 뭔가? 말만 들었지 먹어 본적이 없어 그 맛을 모르겠는데 먹어 보니 아주 달지도 않고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달달함이 아직도 입가에 맴돈다. 푸딩가게를 지나 몇 년 전 작은애와 들렀던  청초호반의 아바이마을 근처에 자리한 대게파는 가게엘 들렀다. 제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값이 매우 세다. 매우 부담이 가는 가격이라 한참 셈을 하던 두 아이가 결정을 했는지 간단없이 가게로 성큼성큼 들어선다. 코로나 전에는 손님들이 가득 찼었는데 오늘은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달랑 우리까지 세 팀밖에 없었지만. 외려 조용해서 좋고 편하다. 그리고 아주 맛나고 푸짐한 대게파티가 열렸다. 모처럼 거한 점심을 먹고 배를 두드리며 뿌듯하게 청초호를 뒤로 하였다.

그리고, 저 멀리 조도가 바라보이는 청호해변의 카페에 들어가 볼록해진 뱃살을 안정시키면서 잠시 소화를 시키느라 일행 모두가 이층 창가의자에  노근하게 걸터 앉는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아이들의 수고로움과 이런저런 계획과 셈을 챙기려는 신경 씀도 끝났다. 새삼스레 고마운 마음이 찬찬하게 가슴에 차고 들면서 뿌듯하다. 돌아오는 길은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떠난 여행객들이 많아서인지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렇게 4년 만의 속초 나들이가 끝났다.

이번 나들이로 가족의 촘촘한 사랑을 뭉근하니 느낄 수 있게 되어 아이들이 고맙고 며늘아이가 사랑스럽다.

그리고, 영원한 나의 사람..  

2023.3.25-3.26 

 

# 문득 예전부터 느꼈던 강원도를 가려면 지나치던 수많은 터널들을 보며 대체 터널들이 몇 개나 될까 궁금하여 내친김에 한 번 세어 보았더니  양양톨게이트부터 남양주톨게이트까지 자그마치... 64개!!!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강현터널
양양터널 2~1 2개
양양터널
서면터널 7~1  7개
기린터널 6~1  6개
상남터널 7 ~1 7개 #1 터널표지판 없음
해치령 터널
서석터널
내촌터널 5~1 5개
화촌터널 9~1 9개
북방터널 3~1 3개
동산터널 2~1 2개
군자터널 2~1 2개
광판터널
행촌터널
추곡터널
발산터널 4~1 4개
마곡터널
미사터널
송산터널
엄소터널
천안터널
이천터널
금남터널
월문터널 3~1 3개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톨게이트부터 남양주 톨게이트까지 총 64개

# 나무위키에는 63개라는데 어떤터널을 한개 더 셈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