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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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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존재의 아름다움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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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존재의 아름다움을 찾아
살아서 어두움과 싸워 이긴 자만이 죽어서 그 어두움을 밝히는 빛이 됩니다. 우리의 모든 순국 선열들이 그러했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겨레에게 남겼습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룩될 날이있다. 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이 말을 우리 모두가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독립운동을 할 때에, 그 독립운동은 아주 고귀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된 것은 독립운동을 하면서 그가 취한 태도랄까, 철학적 자세에 있습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진실을 바탕으로 해서 민족의 독립과 자주를 차지해야 된다고 외쳤습니다. 독립 투쟁을 한 분 중에서 안창호 선생 같은 분이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것은, 목적이 아무리 고귀하다 하더라도 목적에 달하는 과정이 고귀한 목적에 수반될 만큼 고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과정을 무시하고, 과정은 어떤 과정을 써도좋다고 하면 큰 문제입니다. 결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인도의 간디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분은 인도 민족의 독립 투쟁을 취하면서, 만일 진리를 희생시켜서 독립을 얻어야 한다면, 차라리 인도 민족의 독립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비슷한 뜻의 말을 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고매한 인격위대한 나라라는 것은 경제 대국이 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인류애와 민족 정기를 바탕으로 세계를 품을 수 있는 큰 인물이 많이 나와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는 것을 말할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군을 포로로 잡아 “너희들은 천황의 뜻을 어기고 어째서 조선 독립을 침해하는 이등(伊藤)의 군대가 되었느냐”고 훈시하고는, 동지들에게 이들을 풀어 주라고 했습니다. 이 때 포로들은, 붙잡히는 것은 일본군의 수치이므로 총을 돌려 달라면서 포로가 된 사실도 숨겨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안 의사는 무기를 돌려 주며 놓아주도록 했습니다.
옆에 있던 독립투사들은 "우리는 잡히면 죽일 텐데요” 하며 이해를 못하자, 안 의사는 “그렇다면 4천만 일본인들을 다 죽여서 독립을 하겠다는 거냐?" 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깊은 감명을 줍니다. 일본인들 가운데에는 오늘날까지도 안중근 의사의 그 고매한 인격을 자손에게 전하며 숭앙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사회 분위기가 개방적이 되어야 합니다. 경직 속에서는 진정한 목소리도 안 들리게 됩니다. 진실이 감춰지지 않고, 자유롭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유·정의·진실의 회로(回路)를 정상화시켜 나가는 것이 시급하고, 양심과 말과 행동이 일치되는 사회라야 갈등이 없어지고 사랑이 꽃피어 납니다. 즉, 모든 일은 이치에 맞게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양심을 침묵으로 감싸는 경우, 좌절의식에 빠지고 '살아남기주의’ ‘냉소주의’가 되기 마련이며, 같은 때 같은 곳에 있을 뿐이지 민중은 모래알처럼 힘이 없어져 민족적 단결이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족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오불관언(吾不關焉)한다면 종교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종교에 대한 태도가 무슨 척도라도 있는 것처럼, 어떤 때는 본연의 자세를 망각했다고 비난을 하니……….
애국도 그러합니다. 권력자가 애국을 독점하면 국민은 무감각해지고, 정의가 강요되면 감각이 흐려지는 법입니다.
김 수환 추기경의 세상 사는 이야기
#김수환 #김수환 추기경의 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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