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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철원에 다녀 왔는데 본문
요양병원은 병약한 부모님을 모시게 되면 죽어서야 나오게 되는 현대판 고려장이 되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 하며 환자들을 모시게 되는 경우 스스로 갖은 핑계를 대면서 자위를 하게 되는데 나 역시 그 부류의 하나였다.
그나마 어머니를 송도의 요양병원에 모시고 돌봄에 있어 동생들에게 의지를 하였으며 동생들이 그 역할을 너무도 잘해 주어서 어머니를 천주님에게 모실 수 있었다만 코로나로 인해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뵙지 못한 무지막지한 불효를 저지름에 어머님의 혼을 뵙기 송구스럽고, 동생을 보기에도 낯뜨거웠던 시간이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마른하늘에 생경스런 무지개가 한 쪽 보이던 오늘 처 이모님 병문안을 하러 장모님과 작은 처제와 함께 작은애를 앞세우고 철원요양병원엘 다녀왔다. 이모부님은. 진즉에 하늘에 가셨고 둘째 아들은 사고로 광명의 요양병원에 누워있는 것도 안타까운데 그나마 기억과 기력이 남아 면회를 하러 간 우리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대화를 하시는 처이모님을 뵙는 과정이 무난하여 그만하길 다행이었다.
이모님께서 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일 년을 넘기는데 그동안 처사촌형수의 아집으로 장모님과 식구들이 면회를 하기 힘든 불편함을 전해 듣는 마음에 아쉬움이 크지만 내 어머님도 제대로 보내드리지 못한 처지라 이런저런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다만 조금의 융통성이 있으면 서로들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곰씹고 돌아오게 되었다.
매우 화창한 날인데 해는 너무 따갑다.
햇빛의 가시를 뭉근하니 끌어 안아야 할 날이다. 202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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