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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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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야기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9. 23:18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토요일 날씨가 우중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울한 일이 있어 그저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큰애가 아비의 심중을 헤아리고 자꾸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가자 부추겨 그 마음이 고마워 슬며시 따라나섰습니다.

자전거를 탄지 오래되어 가까운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매일 출근하면서 지나는 곳이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 서 본 적이 거의 없는 곳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데이트 하는 연인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발랄한 젊은 친구들, 파워워킹을 하는 중년의 아줌마와 두 손 잡고 천천히 산책을 하시는 노부부의 모습들이 천천히 스쳐 지납니다.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들입니다.

아들 녀석은 연신 킬킬거리며 아비의 비위를 맞추느라 애를 쓰고, 아이의 정성이 고마워 녀석의 모습과 주변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운동장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늘도 내 맘 같은지 잔뜩 심통을 부리며 으르렁 대기 시작했습니다.

문학 쪽에서 번개가 번쩍이기 시작하여 돌아 올 채비를 하였습니다.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 집으로 돌아오기 무섭게 시원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속의 우울함도 그 빗속에 씻겨 내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아이의 정성으로 응어리 풀어내고 저녁엔 맥주 한 잔씩 하며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자식이 고마운 날입니다.

 2014. 6. 21  - 그루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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