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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여백서원(如白書院)과 양갈비 본문
여백서원과 괴테의 마을 그리고 양갈비.
7개월 전 여주가 고향인 재수선생이 식당을 열었는데 회원들의 일정이 계속 어긋나던 중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현건선생과 웅재 씨 그리고 주희 씨와 의견을 모아 늦은 개업 축하차 여주엘 들렀다.
군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와 여주역에서 합류한 작가 성덕씨도 만났더니 서글서글한 목소리가 꼭 춘진이를 닮아 첫인상이 촉촉하다. 진한 인연이 시작될 수 있을 느낌이 다가오더라. 18일부터 수색에서 사진전을 연다는데 사람을 얻으려면 전시회엘 가 봐야지..
갈빗집에 가기전 짬을 내어 괴테를 연구하며 사랑하는 '여백서원'의 지기 전 교수의 온 마음과 정성이 담아 가꾼 서원을 둘러보았다. '괴테산책길'과 '전망대'에서 내려 보이는 밤꽃향기 그윽한 그림과 책집 '여백제'와 조그만 서재 '시정'이 주는 소박함이 너무도 편안하다. 서원을 나서기 전 작은 갤러리 '예정'을 들러 서원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전까지 관람하며 한껏 푸근한 마음으로 '괴테의 마을'로 발걸음을 옮긴다.
'괴테의 마을'에서 산그늘 아래 앉아 차 한잔 마시며 한들바람이 온 몸을 흐르는 기분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하다. 여주나들이에서 제일 흡족한데. 오래전 홍릉옆 카페에서 남수와 진성이와 함께 차 한잔 마시던 시간, 그때의 여유를 지금도 찾고 싶게 한다.
새들의 지저귐, 윙윙거리는 벌, 간간이 부는 바람을 따라 나뭇잎 서로 스치는 소리, 처마밑 풍경소리들.. 그리고 고요하게 피어나거니 피어있는 꽃들, 눈에 보이지 않는 풀밭 벌레들까지 모두 저마다의 자리에서 여백에 스며 있었다.
그리고 점동우체국 앞 양갈비집엘 들러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질 좋은 수육과 갈비를 맛나게 먹으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만남의 시간들이 여유로워 우정을 나누는데, 어느새 하루 해가 저문다.
모든 산봉우리 위에는
안식이 깃들고
모든 나무 잎새들 속에는
숨소리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작은 새들도 숲속에서 입을 다물었다.
기다려라, 머지않아
그대 또한 쉬리니
2024.6.6
스스로를 키울 사람은 나밖에 없습니다. 전영애 – 여백서원 지기
한 잔 쟈스민차의 초대
들어오셔요, 벗어 놓으셔요,
당신의 슬픔을 여기서는 침묵하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