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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철현이와 괴짜목사 본문
버리려고 놓아둔 낡은 가구인 줄 알고 지나치려는데 스피커라니..
카페 쥔장인 줄 알았는데 목사님이라니..
친구가 점심을 먹자고 전화를 하여 동인천역에서 만나 꾸지뽕 삼계탕을 먹고 예전 '하이델 베르크 호프집 '앞의 '카페 Pozo' 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사업체를 처분하고 이곳저곳에 일을 도우러 다니더니 근래에 잠시 일을 손에서 놓고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이달 말에 부부동반으로 태국엘 다녀온 뒤 함께 낚시를 다녀왔으면 하는 의중을 내 보이길래 어려울 것 없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 친구 볼수록 진국인데 삼천포 특유의 사투리로 말을 삼키는 경향이 있어 알아듣기 힘든 게 문제로다.
카페에서 나와 다음에는 황학동과 동대문풍물시장에 들러 L.P.와 음향기기를 보러 가지는 말에 흔쾌히 동의를 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방향이 조금 틀린데 이 친구는 기기 쪽인 하드웨어 쪽으로 관심이 많고 나는 음악자체인 소프트웨어 쪽으로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아무렴 어떨까 음악을 좋아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그런데 몇발짝 지나지도 않아 굳이 황학동까지 가지 않아도 될만한 기막힌 우연을 맞닥뜨렸다. '우현갤러리'를 지나는데 허름한 가게 앞에 버리려고 놓아둔 낡은 가구인 줄 알고 지나치려는데 스피커라니.. 언뜻 철현이가 가게 안쪽을 훑어 보더니 관심을 보이길래 환히 웃는 잘 생긴 아저씨가 주인인가 싶어 둘러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안으로 안내를 하는데..
글쎄 이 곳이 ‘빈티지 카페’로 코로나지절을 겪으며 카페문을 닫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낡은 빈티지스러운 물건들이 질서 없이 놓여 있긴 한데 장식된 물건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았다.
헌데 주인께서 정말 잘 생기셨다 게다가 선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느닷없이 재즈를 얘로 들면서 음악을 틀며 스피커에 대한 말씀을 하는데 틀어 놓은 음악이 다소 생소하였지만 귀에 들리는 음질이 지극히 편하게 와닿으면서 맑고 청아한 느낌을 주었다.
친구가 차분하게 설명하는 전문적인 용어들을 이해하는 듯 맞장구를 치자 뒤쪽의 창고로 안내하는데 그야말로 그 곳에는 각종 스피커와 앰프. 그리고. 카페에서 쓸 커피메이커부터 악기까지 온갖 종류의 물품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제사 당신이 스피커메이커를 하고 있다며 전문가들도 수리를 부탁하러 온다길래 그 정도면 꽤 유명인사 아니냐며 감탄을 했더니 싱긋 웃으며 명함을 준다 그의 앰프와 스피커에 대한 설명이 전문적인 용어를 제외하면 문외한인 나도 이해하기 편하였다.
지금은 어수선하지만 일간 정리를 하고 카페를 다시 열게 되면 언제든 와서 차 한잔 하라는 말씀을 뒤로하고 오늘의 나들이를 마쳤는데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 주인분의 이력을 살펴보니 카페 주인이기 이전에 건물 이층에 위치한 찬송교회의 목사님이라.. 교회가 끝나면 스피커를 만들고 앰프를 고치는 괴짜 목사님으로 이미 동인천일대에 소문이 자자한 분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나란 사람은 이렇게 동네의 진면목을 너무 모르는 그런 숙맥이로다.. 하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면 이 쪽 동네를 지날 때는 슬몃슬몃 카페가 다시 문을 열었는지 한 번씩 들러 봐야겠다. 맛난 커피와 맛난 음질의 음악을 들어 보려면..
2024.6.11
동인천 빈티지 음악카페 운영하는 이영경 목사
https://v.daum.net/v/2023040911090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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