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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참치 먹던 날. 본문

친구들이야기

참치 먹던 날.

김현관- 그루터기 2024. 7. 14. 08:26

참치 먹던 날.

몹시 무더운 토요일. 아내와 함께 중구청 앞에서 개최되고 있는 박정희여사 수채화 전시회에 참석하고 동창들과 만나기로 한 주안의 참치집으로 향했다. 사정없이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건물과 가로수의 그림자를 찾아 걷는 발걸음이 재다. 20분 전에 도착한 약속장소에는 이미 석이 내외가 시원하고 널찍한 자리를 잡아놓고 우리를 맞이하고 이어 윤석이와 두열이 부부도 자리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주문한 참치가 나왔다. 시원한 자태가 탐스럽다. 부위별로 놓인 희고 붉은 색의 조화가 군침을 돌게 한다. 어느새 말하던 입속으로 하얀 참치의 속살들이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석이와 두열이네는 참치를 참 잘 먹는다. 우리 부부는 이가 시원치 않아 오물거리며 늦장을 부리는 중에도 윤석이가 탐스럽게 먹고 있으나 석이네와 두열이네의 먹는 양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무렴 어떠냐! 누구든 잘 먹으면 됐지. 어느새 더위가 몸속으로 쑤욱 자취를 감추었다.

오래전 기경이와 다니던 부평의 참치집들이 생각난다. 새삼 기경이의 싱긋 웃는 미소가 떠오른다. 녀석 참치집과 일식집을 참 좋아했더랬는데.. 살아 있었으면 하는 상념이 가슴을 헤집는다 하늘간지 벌써 십 년이 지났다. 욕심 없던 두툼한 친구. 십 년이나 지났어도 여전히 그의 얼굴이 툭하니 떠오르는 것을 보면, 기경이의 속정이 내 속에 깊숙하니 자리 잡고 떠나지 못하는가 보다.

귀가하는 길. 과일가게에 상큼한 과일향이 발을 잡고 놔주질 않아 두열이는 파인애플과 오렌지, 윤석이는 천도와 오렌지 나는 말캉한 백도를 골랐다. 헤어지기 전 석이가 모자 하나씩 선물을 하는데 잘 맞는다 머리칼 없는 내게 요긴한 선물이다. 고마운 친구.. 연 이틀 친구들을 만나 주말을 보내더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래도 낼모레 초복이라 그런지 날이 정말 덥다.  2024.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