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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나무는 가슴속에 얼마나 들끓는 말을 숨기고 있는지 본문
나무는 가슴속에 얼마나 들끓는 말을 숨기고 있는지, 열에 들떠 입술이 터지고 까맣게 탔다. 비바람 불어올 때 나무의 입은 격렬하게 움직인다.
할말을 다 못하고 안으로 숨길 때는 옹이가 생긴다. 상처를 씻어내는 방법은 옹이밖에 없다. 퍼내고 퍼내어도 고여 있는 상처, 급기야 나무는 자신의 몸을 분지른다. 옹이는 상처를 퍼 올려 응고된 것이다. 단단해서 오래 버틸 것 같지만 의외로 쉽게 부러진다.
바람이 불면 옹이 근처가 먼저 꺾인다. 외마디 비명이 최후의 유언이었다. 나무는 궁극에 가서는 침묵을 지향한다. 불 속에서 뼈 터지는 소리, 화장장 굴뚝을 넘어 멀리 퍼져 나간다. 유용주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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