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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나사료의 굴뚝, 그리고 아버지의 봄날 본문
퓨리나사료의 굴뚝, 그리고 아버지의 봄날
토요일, 오랜만에 맑게 갠 하늘 아래, 나는 선사 유적지를 스치듯 지나가던 길에 문득 눈에 익은 풍경 하나를 마주했습니다. 길가에 서 있는 굴뚝, 그 붉고 흰 체크무늬가 낯익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오래전, 입학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공단으로 일하러 나서던 그 길에 보았던 퓨리나사료공장의 로고가 떠올랐습니다. 도도하게 서 있던 공장의 굴뚝은 마치 그 시절의 나처럼, 씩씩하게 서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청춘이라는 무기가 있었지만, 주머니는 언제나 비어 있었고, 내 앞에 놓인 길은 가파르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굴뚝은 언제나 붉고 흰 무늬로 강인하게 서 있었고, 나 역시도 그러한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려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오늘도 나는 한적한 황톳길 위에서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잠시 회상에 잠겼습니다. 유적지 아래 작은 연못은 가뭄 탓에 바닥을 드러냈고, 그 안에서 뛰놀던 물고기들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아마도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연못 속 어딘가에 몸을 숨겼거나, 이미 하늘을 나는 백로나 까마귀의 먹잇감이 되었겠지요. 이렇듯 자연은 냉정하게도 변화를 맞이하고, 나는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개나리꽃들도 이제 빛이 바래가며, 화려했던 봄날의 끝을 알리고 있습니다. 한창 만개했던 노란빛은 서서히 사라지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할 때가 다가옵니다. 젊은 시절을 생각해보면, 인생의 봄날이었고, 그 봄날은 마치 하루 중 아침과도 같았습니다. 눈앞에는 만발한 꽃들이 가득했고, 그 꽃들은 끝없이 나를 유혹했습니다. 그 유혹 속에서 나는 갈등하며, 눈과 귀를 열고 향락을 쫓아갈지, 아니면 부지런히 땅을 가며 미래를 준비할지 고민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그 굴뚝을 보며, 아들을 떠올렸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 꽃같은 나이의 아들은 하루를 허허롭게 보내고 있습니다. 내 젊은 시절처럼 그도 봄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의 눈앞에는 아무런 목적지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내가 퓨리나사료공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던 그때처럼, 그는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그저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담담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 붉고 흰 체크무늬의 굴뚝이 그러했듯이,아들도 결국은 그 길을 찾을 것이라 믿습니다. 자신의 길을 찾아 당당히 나아갈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조용히 곁을 지키려 합니다. 내게도 그랬던 것처럼, 아들에게도 이 봄날이 언젠가는 새로운 시작이 되어줄 것이라고,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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