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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지나간다 본문
# 1
*지나간다
아주 오래된 사진들
흑백사진부터 빛바랜 컬러 사진들을 보면서
그 안에 담겨진 시간들과 감정들이 하나하나 이야기로 흘러나온다.
그중 하나
우리 우정 영원하자며 찍은 스무 살 내기 동네 친구들..
유풍이, 종학이, 광덕이, 나.
하나는 저 세상으로, 또 하나는 저 먼 아르헨티나로, 그리고 연락이 끊겨서..
벌써 수 십 년 못 만나는 친구들..
으슥한 후지카 공장에서의 일탈, 연안부두에서의 포효, 수봉공원에서의 두런거림, 졸업날의 광기..
많은 시간들, 많은 기억들을 그러모은 젊은 날의 치기가 한 장의 사진에 우러나오고 있다.
이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이렇게 한 번 꺼내볼 때에서야
이름도 불러보고 옛 우정도 반추하며 흐른 세월이 벌써 오십 년
그렇게 지나간다.
지나간다..
2024/8/19 그루터기
# 2
지나간다
어차피 지나가면 잊힐 것을.
몽글몽글 풋풋했던 내 첫사랑도
파릇파릇했던 내 청춘도
뒤죽박죽 얽혔던 인간관계도
죽을 만큼 힘들었던 모진 고난도
영원할 것 같던 나의 친구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힐 것을.......
사라질 것을 붙잡지 말고
흐르는 빗속에 흘려보내길.
아늑한 미소 한번 지어 주며
다가올 폭풍을 뚫고 나가길.
# 나에게 고맙다 / 전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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