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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승봉도에서의 여름날 본문
https://youtu.be/UTx5k-9Ru9k?si=4M-9i1D2RsEuDG8w
승봉도에서의 여름날
승봉도. 그 이름은 봉황이 하늘로 솟구치는 장엄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날 우리는 그곳으로 떠났다. 승봉도의 고요한 백사장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우리를 품어주었다. 해안가를 따라 펼쳐진 풍경은 한없이 여유롭고 평화로웠다. 백사장 한편에서 뛰어다니는 두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맑고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그곳,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함께했던 네 명의 친구들은 이일레해수욕장의 잔잔한 파도와 물장난을 하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 곰삭이고 있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있었다. 굵직한 물결 속에서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던 친구들, 그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특히, 깡지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 해 동안 소래의 ‘미생의 다리’를 카메라에 담던 깡지니는 그날 작은 게 들과 함께 뻘을 헤매고 있었다. 무릎걸음을 하며 작은 생명체들을 쫓는 그의 모습은 어린아이처럼 해맑았다. 그 모습을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백사장 한가운데 비스듬히 서 있던 빨간 그늘막은 이제 떠나가는 이를 애틋하게 부르는 듯, 뜨거운 여름날의 태양 아래서도 그 정염을 잃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섬, 주민들이 ‘모래섬’이라 부르는 사승봉도는 마치 우리를 유혹하듯 손짓하고 있었다. 무인도인 저 섬은 본래 ‘사도’라 불렸다고 한다. 그곳으로 가보자는 유혹 속에서도 우리는 파도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헤엄치는 친구들의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선착장을 드나들던 사람들의 소중한 이정표 앞에서 우리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해는 길어지고, 우정은 깊어갔다. 그렇게 승봉도에서의 하루는 서서히 저물어갔다.
이제 깡지니는 우리 곁에 없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그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저 편하게 넘길 수 있었던 승봉도에서의 추억이, 이제는 먹먹한 그리움으로 가득 찬다. 그와 함께했던 그날의 소중한 순간들이 몇 장의 사진과 영상으로 남아마음속 깊이 새겨져 있다.
깡지니를 떠올리며, 승봉도에서의 그 여름날은 더더욱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리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이 순간, 우리는 여전히 그곳에서 함께했던 순간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202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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