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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신포동의 가을밤 본문
신포동의 가을밤
신포주점에 모인 친구들은 말없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사이, 손가락으로 나이를 헤아리며 쌓여온 추억들이 자연스레 대화로 흘러나왔다. 그 흉중에 담긴 이야기들은 어느새 세월의 무게를 안은 채, 단조롭고 잔잔하게 풀려나간다.
“친구야, 속은 편하냐?”
이 짧은 물음 하나에 서로의 인생이 담겼다. 살며 만난 고단함과 소소한 즐거움들이 어우러져 묻고 답하는 사이, 마음의 짐을 조금씩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흔히 있는 질문이지만, 친구 사이에서 오가는 말은 그 깊이가 다르다. 오래된 우정은 서로의 눈빛과 짧은 말 속에서도 진심을 읽게 한다. 그 진심이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고요한 힘이 된다.
밖을 보니 신포동의 밤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가을의 바람이 골목을 스치고, 주점 밖으로 들려오는 흥겨운 소리들이 도시의 활기를 더했다. 그러나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반짝이지 않았다. 젊은 날의 빛나는 웃음소리와 설렘은 이제 조금씩 그 빛을 잃고, 대신 무게 있는 침묵과 묵직한 이야기들이 남았다. 그래도 그것이 나쁘진 않았다. 반짝임을 잃었지만,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더 단단하고 깊은 무언가였으니까.
깊어가는 가을 밤,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은 소중하고도 편안하다. 나이를 셀 때마다 추억 하나가 더해지고, 서로의 마음 한켠에 담긴 이야기들이 조금씩 풀어져 간다. 신포동의 밤은 반짝이지만, 그 안에서 우정은 다른 방식으로 빛난다. 서로의 곁에 있을 수 있음이 곧 빛나는 순간이기에.
이제 더 이상 반짝이지 않아도 괜찮다. 오래된 우정은 가을밤처럼 잔잔하고, 깊이를 더해가며 그렇게 서로를 감싸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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