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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우리는 모두 유랑민이니까 본문
어제는 Y.C.S. 정모의 날.. 인학 씨 사무실에서 대청도에서 잡아 온 참우럭과 노래미, 그리고 완도에서 공수된 도미로 회와 구이를 맛나게 먹고 승희가 가지고 온 금문고량주 58도를 나누어 마시며 우정을 돈독히 하였다.
오늘은 미국으로 출장 가는 사위를 따라 아내와 딸을 함께 보낸 두열이가 저녁을 먹자하여 두 어달전에 제물포에 새로 생긴 '마장동'고깃간에서 맛난 괴기로 포식을 하고 집에 돌아와 故이 외수의 명상집을 들추는데 아래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황금이 살아 가는데 우위를 차지하는 게 맞다"는 데는 이 외수 님의 주장을 확실하게 느끼며 어제는 앞자리의 승희가 따라 주는 고량주에 행복했고, 오늘도 고기를 구워가며 폭탄주를 내주는 두열이 덕분에 뼈를 달래는 행복함을 만끽했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우리는 모두 유랑민이니까.. 2024.11.16
사는 것이 수행(修行)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중요하다. 왜 살아야 하는가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것들의 중요성은 가난 속에서 비로소 선명하게 발견되는 것이다.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싸우고 지지고 볶는 행위들이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서 행하는 일들이다. 굶주림이 곧 행복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오직 고통일 뿐이다. 가난이라는 이름의 수행병보다는 부귀영화라는 이름의 수행병이 훨씬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무엇이 행복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가난은 절대로 미덕이 될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황금보다 아름다운 미덕은 없는 것이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가는 일만큼이나 힘들다고 말하지만, 나는 굶주린 천국보다 배부른 지옥이 훨씬 낫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
선술집 같은 곳에서 옆 사람이 건네는 잔을 사양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유랑민. 목마른 마음으로 잠시동안 여기 들러 한 잔의 술을 마시면서 뼈를 달랜다. 곧 우리는 떠나야 하고, 그러나 우리는 가슴들이 따뜻하다.
우리는 모두 유랑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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