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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어머님 가신지 벌써 두 해.. 본문
제물포 본당에서 어머님의 2주기 연미사를 모셨다. 미사가 끝난 후,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아내에게 인사하던 연령회 고문님께서 어머님의 함자와 본명을 여전히 기억하고 챙겨 주시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해졌다. 그분의 마음이 참으로 깊고 따뜻했다. 연령회라는 존재가 이렇게 신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게 해 주신 고문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동생들은 직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이번 연미사에는 우리 부부만 함께했기에 고문님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몽글하게 차오른다. 오랜만에 미사에 참석하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이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게 느껴졌다. 어머님의 영혼이 주님의 영성으로 따스하게 천국에 머무르며 평안하시길 간절히 기도했더니 본당 앞 성모님께서 모든 이를 부드럽게 품어주시며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저녁에는 구월동 인현통닭집에서 식사를 했다. 현주와 이서방의 밝은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올해 환갑을 맞은 현주는 대학 졸업 후 한 직장에서 정년을 맞이하는데, 근 40년의 올곧음이 정말 대단하다. 누구라도 본받을 만한 삶이라 하겠다. 현권이는 제수씨에게 신장을 이식하고 섭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몸관리를 잘하고 있어 형으로서 안타까움과 고마운 마음이 겹친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어머니와 어머니와 몇달 상간으로 돌아가신 큰외삼촌과, 관수형등 외갓댁 이야기로 이어지다가 조카들의 안부를 묻고, 삼계탕에 인삼주 한잔씩 나누며 속 깊은 이야기를 풀어놓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간다.
현권이가 선물이라며 싱가포르 커피를 건넸다. 모처럼 맛있는 커피로 호사를 누리게 됐다. 게다가 자기가 먹으려고 샀다가 내 생각이 나서 더 챙겼다는 '고든 램지' 햄버거까지 안기는데, 늘 형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어 하는 동생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어머님의 하늘가심으로 인해 형제들이 이렇게 모여 나누는 사랑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헤어지며 "형제들이 자주 만나야 하는데"라고 말해 주던 이서방의 성정이 고맙고, 경민이에게 전기구이 통닭을 챙겨 준 현주도, 귀가를 도와준 현권이도 고마웠다. 늘 고마운 내 동생들, 그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기며 오늘도 감사함을 느낀다. 202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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