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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가을비 내린 뒤 본문
가을비 내린 뒤
가을비 한 자락에 제법 공기가 서늘해졌다. 나는 계절이 깊어감을 느끼는 데는 입성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거리에는 기온의 변화를 받아들인 사람들의 두터워진 옷태도 볼 수 있고 화려한 원색에서 차분한 무채색 계열의 옷으로 변화를 준 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유독 더웠던 지난여름에는 바늘처럼 쏟아지는 햇빛이 온몸을 아프게 찔러대고, 가쁜 숨 헐떡이며 머리에서 솟아나는 땀방울들을 훑어 내는 손길이 분주하였다. 가로수마다 자리 잡은 매미들이 발악하며 울어대는 소리를 들으며 건물 그림자에 잠시 몸을 쉬기도 하였는데, 가을에 들어 선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껴 볼 수 있겠다.
경인국도의 끄트머리쯤 제물포역 도로변에는 아주 오래전에 심어 놓아 이제는 그 기상이 늠름한 아름드리 플라타너스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여름이면 솥뚜껑만큼 커다란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지나는 이들을 시원하게 해 주고 비가 오면 우산 역할까지 해 주는데, 이 거리의 사람들은 별로 그 고마움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아주 작은 수고로움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긴 시간 무의식적으로 우리네 삶 속에 녹아들어 그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데 있는 것일까? 과연 어떤 이유일까?
그동안 곁을 지날 때마다 사각거리며 파아란 손으로 인사를 하던 플라타너스들이 소소하니 내린 가을비로 마음을 갈무리하는 모양이다. 한로가 지나면서 잎새들이 노랗게 빨갛게 화장을 하고 서서히 겨울맞이 채비를 하는 모습들을 보여 주더니, 이번 빗방울을 맞으며 하나.. 둘.. 한 시절 키워 준 어버이 같은 나뭇가지와 하늘하늘 이별을 한다.
잎새들은 보드란 봄내음을 맡으며 태어나고, 따가운 여름 햇살을 자양분 삼아 성큼 자란 지난여름까지, 내려다보며 사랑을 속삭이던 대지와 손잡고, 세상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화려한 춤을 즐기고 있다. 나무는 자신을 떠나 즐거이 인생을 즐기며 또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있는 잎새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플라타너스도 자연의 한 부분이다. 자연은 저렇게 스스로 헤어질 때를 알고, 마음을 내려놓으며 그 순간을 즐기는 여유로움으로 또 한 번 우리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준다. 그런 자연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순리란 정해진 이치이다. 이미 정해진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 속에서 자연의 일부인 사람들도 동화되며 살아가야 하는 게 마땅하다.
자연의 순리에 동화되며 살아가는 삶은 그 마음이 평안하고 세상에 이로움을 줄 수 있다. 자신을 다스리고, 가정을 다스리다 보면 세상 모두 나와 한 가지로 평안함을 얻을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순리의 흐름을 거스르며 사는 게 현실이다. 참 어리석은 일이다. 어리석은 짓을 하게 만드는 것은 욕심이고, 욕심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는데 커다란 방해꾼의 역할을 한다. 욕심은 풍선 같아서 한 부분을 풍요롭게 하면서 만족을 주다 보면 어느 다른 부분이 밀려나가는 아픔을 주게 마련이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평안한 삶이 갑갑해지는 느낌이다. 내 평화로운 순리의 풍선을 누군가 지그시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밀려가는 순리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갈등 중이다. 내 자리를 밀고 들어오는 욕심에게 그만두라고 호소를 해 봐도, 마이동풍이다. 밀려간 어느 한 곳이 아프단다. 내 순리를 지키려면 물러 나야 하는데 함께 힘들어야 할 순리 때문에 갈등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욕심은 한 곳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남을 아프게 하는 욕심은 절대 부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온갖 욕심으로부터 벗어나려면 그 욕심을 밖으로 내 쫒아야 옳을 것이다. 욕심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 속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인 상강이다. 맑고 상쾌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봄부터 바빴던 농사일도 추수의 가을걷이도 마무리되면서 내년 농사에 대비하는 잔손질만 남은 절기인데 마침 가을비 온 뒤 끝의 플라타너스에 게 가르침도 받았으니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자연의 순리에 동화되며 살아가야겠다..
2018.10.24 그루터기
# 어느새 백수생활 일 년이 지나더니 마음속의 순리가 어긋나는지, 갈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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