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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야기

또 한해가 가고 있구나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15. 00:24

또 한 해가 가고 있구나

얼마 전 만난 오랜 친구가 이런 말을 하였다.

" 친구야! 이제는 불편함을 피하며 살고 싶구나.."

불편함이라 함은 편하지 않다는 것이니, 친구가  나에게 이 말을 한 것에 의미를 둘 수밖에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한 해를 마무리하며 그간 느껴온 의중을 펴 보인 것일 터. 친구나 나나 은연중에 사회적인 관계의 피곤함을 거두고 살고 싶을 때가 되었나 보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고 싶은 것이려니. 웨인 다이어라는 심리학자가 쓴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의 첫머리에 보면

"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에 의해 검증될 수 없다. 내가 소중한 이유는 내가 그렇다고 믿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있다. 저자가 의도하는 내용은 우리는 그동안 유아기를 지나면서부터 늘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아야 하는 도덕적인 삶을 강요받으면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야 자신도 타인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인데, 친구의 의중에서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절실히 와닿음을 느낄 수 있다. 타의적 사회적인 관계를 벗어나 자의적 인간관계를 통해 편안함을 추구하고 싶은 중년(?) "행복 바라기"라는 것을.

한 해를 보내려니 세월의 속도가 살아가는 나이에 비례한다는 말이 확연히 가슴에 와닿는다. 젊은 시절에 그리 더디 가던 시간들이 이제는 거침없는 속도로 질주하고 있어 스쳐가는 시간을 움켜쥐고 싶기만 한데, 그 세월 속에 젊은 시절의 꿈과 포부의 부스러기라도 건지며 살아왔다면 덜 아쉬 울테지만 이제는 쉼 없이 흐르는 인생의 강물에서 빈 낚시질만 하고 있는 아쉬움이 가슴을 두드리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해거름녁이면 뒤를 돌아보며 후회를 하곤 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앞으로도 그렇게 하루를 뒤돌아보면서 모자란 부분을 되짚어 볼 테지.

"이 정도면 될 거야..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완벽할 수 없을 거야 "

이렇게 자기 위안을 하면서, 보통의 사람들이 대충 그렇듯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라면서, 남이 들을까  넋두리도 중얼중얼 해 가면서, 하루를 보내고, 일주일이 지나면, 달은 차고 또 기울고 어느새 한 해가 가고 있음을 보며 지날터이다. 그래도 한 해중에 꼭 이루고 싶은 것 하나씩만 이루며 살 수 있다면 괜찮은 삶이라 하겠다.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며 살 수는 없을 테니까.

내년은 검은범이 내려오는 임인년이라는데, 범을 맞이 하려면 찬찬히 내년에 꼭 이루고 싶고 해야 할 일을 적어 봐야겠다. 늘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는 매일이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인생일 테니. 또 한 해가 가고 있구나!

2021.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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