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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달력을 바꾸며 본문
달력을 바꾸며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저물어야 할 때 저무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탐색한다고나 할까.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설계하는 등 끝마무리에 마음 설레고 새로운 꿈에 가슴이 부풀기도 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건만 유독 한 해가 다 갈 때 즈음에 더 빨리 가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한층 삶의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연말에는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기대에 부푼 새해 아침의 힘찬 출발은 끝마무리를 잘하느냐에 달려있다. 옛 어른들은 세모의 문 닫는 시점을 분명히 하였다. 이웃 간 빌린 연장이나 빚의 청산 그리고 감정의 묵은 앙금까지 풀어내면서 집안 청소도 꼼꼼히 하여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데 마음을 다했다. 송구영신의 교차점을 문을 닫고 여는 세모의 시점에 맞추었던 것이다.
책상 앞의 달력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엊그제 도착한 새 달력으로 갈아 놓는다. 어제와 오늘 지난해와 새해의 연결이다. 오늘과 내일의 계속이다. 안과 밖의 만남이요, 너와 나의 상면이다. 오래됨과 새로움을 연결하는 이어달리기이기도 하다.
오램과 새로움의 연결인 달력을 바꾸는 때가 이즈음이고 보니 내일을 위한 마음을 쓰게 된다. 이제 맑은 내일을 위해 들메끈을 고쳐 매고, 울리는 보신각 종소리 들으며 세월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2021.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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