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Saxophone
- new trot. male vocal. 60bpm. piano. cello. orchestra. lyrical. languid.
- 양파즙#도리지배즙#배도라지청#의약용파스#완정역#호경형
- jzzz&blues
- 인천대공원#포레#파반느#단풍
- 익숙해질 때
- uptempo
- lost in love "잃어버린 사랑" - 에어서플라이 (air supply)#신포동#ai가사
- piano
- 동인천역 가새표#남수#보코#친구들
-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 male vocal
- blues&jazz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추억의도시
- 碑巖寺
- y.c.s.정모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male base vocal
- 티스토리챌린지
- 인천시민과함께하는시화전
- 오블완
- 70-80bpm
- 1mm 치과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누가바#상윤네집#진열이#금복
- 경로석#한국근대문학관#윤아트갤러리
- 석민이#경민이#도화동시절
- 60bpm
- Today
- Total
형과니의 삶
행복하게 죽기 위해서는 웃으면서 살아야 한다. 본문
Hay que vivir sonriendo paramorir contentos
행복하게 죽기 위해서는 웃으면서 살아야 한다.
'아~ 이런 데는 애인과 와야 하는데..'
분위기가 그랬다. 사내 둘이 이런 특이하고 요란 한 곳에 가는 것은 아니라고, 배다리에 있는 멕시코 식당엘 오르는 계단에서 함께 동행한 친구의 말이 이곳의 분위기를 말해준다. 젊은 여가수가 부르는 라틴 팝의 흥겨운 목소리와 리듬이 홀 안에 가득하다. 정면에는 원색의 꽃 무더기 속에서 환히 웃는 해골바가지가 손님을 반긴다,
벽 한쪽에 쓰여 있는 'Hay que vivir sonriendo paramorir contentos'라는 스페인어도 야한 번잡함을 더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여주인에게 물어보니 대충 '오 즐거운 인생~~'쯤으로 알고 있으면 될 것이라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행복하게 죽기 위해서는 웃으면서 살아야 한다.'이다. '그래 그렇지 그 말이 그 말일세'
처음 먹는 멕시코 음식이라 메뉴를 보면서도 헛갈려 여주인에게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나는 여주인의 웅얼거리는 얘기를 잘못 알아듣겠는데 이게 웬걸, 친구는 능숙하니 잘 알아듣고 망설임 없이 주문한다. 낯섦을 감싸 안는 재주가 능숙하다. 아! 내 귀에 귓밥이 있나? 주문한 음식은 타코와 퀘사디아! 먹는데 부담은 없지만 양이 적다. 느끼함이 주는 약간의 거북함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모처럼 입에 맞는 칼칼한 소스와 싱싱한 고수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은 상쇄시켰다. 무엇보다 즐겁게 살라는 이곳의 가르침을 얻었으니 됐다 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식당 문을 나선다.
밖엘 나오니 엊그제가 보름이라 아직도 달이 둥글다. 친구는 나보다 느끼함이 더 한지 얼큰한 라면이라도 먹어야겠다며 투덜댄다. 결국 그 말에 동조를 하고 자유공원 아래의 라면 전문점엘 가서 떡볶이와 라면으로 2차를 하였다. 나 원 참, 술이 아닌 밥으로 2차라니 기가 찬다. 결국 배부름을 가라앉히려 자유공원엘 올랐다.
자유공원길은 언제고 정다운데 나무를 비치는 형광색 빛과 쓸모없는 시설물들과 바뀌는 건축물들로 성형이 되어 점점 어색함이 더하고 있다. 여름이면 바람결을 담아 사르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청아함을 내 보이던 홍예문의 담쟁이덩굴도 깨끗하니 쓸어 내고 이제는 야조사도 철거하여 또 다른 시설물을 만든다는데.. 낡음과 오래됨을 못 참아 기어이 없애 버리고 온갖 잡스러움으로 도배하여 자랑스레 내보이는 정부 덕분에 인천에 사는 사람들은 눈곱만큼의 추억마저도 반추할 게 없다
자유공원 광장에서 내려보면 인천항의 풍경을 가리고 있는 삼류 호텔의 꼴도 흉측스럽고 월미도 오른편을 우악스레 가린 무식한 아파트 건축물도 눈꼴시게 만들어 놓았다. 자연스러움이 최고의 아름다움인지 모르는 자들의 행태는 언제나 그치려나. 이럴 바엔 응봉산을 까부수고 으리으리하게 100층짜리 호텔 전망대나 세워 올림포스호텔의 카지노를 내놓으라 하고 월미도와 소월미도, 영종도와 시도, 신도, 모도를 잇는 케이블카나 만들어 돈이나 벌지.
허허로움을 안고 자유공원을 내려오다 보니 끄억 트림이 나온다. 속이 편해지고 있는 중이다. 눈꼴 신 모습도 안 보이니 찬찬히 마음도 편해진다. 그렇게 집에 왔는데 가만 생각하니 밥을 2번이나 먹고서 커피는 한 잔 안 마시고 헤어졌다. 친구에게 미안함이 그득하다. 다음 만날 때는 구수한 커피부터 안겨야겠구나.
내일이 상강이다. '농가월령가'의 9 월령에서는 "들에는 조, 피더미,집 근처는 콩, 팥가리 벼타작 마친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 로 율동감 있게 바쁜 농촌생활을 읊고 있다. 도시에서는 그 느낌을 피부로 느끼기는 힘들지만 상강이면 농사를 마무리 짓는 절기이니 농촌이건 도시건 풍성한 마음으로 올해를 찬찬히 정리해야겠다
2021.10.22
Hay que vivir sonriendo paramorir contentos 행복하게 죽기 위해서는 웃으면서 살아야 한다.
# 함께 식사한 친구가 찍은 사진들...
'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봉산에 눈이 내렸다. (0) | 2022.12.15 |
---|---|
바람만이 아는 대답 (0) | 2022.12.15 |
재수 좋은 날 (0) | 2022.12.14 |
내 기억의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는 신흥동 뒷골목 풍경 (1) | 2022.12.14 |
'월미 바다열차' 창밖의 풍경들 (0) | 2022.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