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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어느 사랑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 본문

내이야기

어느 사랑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1. 15:44

 어느 사랑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  [Concerto Pour La Fin D'un Amour]

이 음악은  "남 과 여" , ' 파리의 정사" 등을 작곡한 "프란시스 레이"의 1969년도 작품으로 프랑스 영화 "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제 2주제곡으로 히트한 음악이다. "쟝 폴 벨몽도"와 "아니 지라르도"  주연의 작품으로  영화의 내용보다는 낭만적인 음악 자체가 널리 알려져 당시 우리들 사이에 즐겨 듣던 음악중 하나이다.특히 감수성이 강한 사춘기 시절이라 제목이 주는 비장함도 한 몫 했으리라 추정된다.

 30 여년 전!  인천의 제물포역 앞에는 " 뽀빠이 제과점" 이라는 곳이 있었습니다.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아는 일반적인 제과점하고는 분위기가 틀리는데.옛날의 제과점은 D.J가 부스안에 앉아서 분위기 있는 팝송과 손님들의 신청곡을 틀어 주기도 하는  음악감상실의 역할까지 했습니다,

이 음악은 나와 함께 그 제과점을 자주 다니던 한 친구에 얽힌 사연이 있는 음악입니다 음악을 좋아하여 D.J까지 하던 그 친구의 집에는 당시에 귀한 전축과 L.P 음반이 많아서 종종 놀러 가곤 했는데.친구 어머니는 손이 많이 가 여늬 가정에서는 맛 보기 힘든 황해도 보쌈 김치를 만들어 맛을 뵈 주셨습니다.그 김치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틈만 나면 음악 들으러 가자고 그 친구를 어르기도 했었지요

친구는 유난히 그 제과점엘  가기를 즐겨했었고,제과점엘 들어서기 무섭게 바구니에 놓인 신청지를 꺼내서는  " 어느 사랑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 " 이라는 이 노래를 신청을 하는데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되는 그의 행동에  왜 늘 이 노래만 신청을 하느냐고 물었지만 그 친구은 대답은 안 하고  한결 같이 빙긋 웃기만 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는 어렵게 이 음악에 얽힌 사연에 대해 실토를 하더군요.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그와 함께 듣던 이 음악과 이 장소를 잊지 못해 들린다고 .. 그래서 함께했던 기쁨과  아픔을 이 자리에서 풀고 있었노라고..

그의 얘기를 듣노라니 새삼 그의 맘이 이해가 됐습니다만 그 친구 마음에 진 응어리에 대하여 친구 입장에서는 무어라 말할수 있는 형편도 못되고 해서 그냥 그렇게 그의 속앓이에 대한 비밀을 공유하며 학창시절을 흘려 보내고 말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던 그 친구와 연락이 끊어진 채 30 여년간 나는 나대로 그친구는 그 친구대로 서로의 삶에 열중하던 중 ,얼마 전 동기 모임에 바로 그 친구도 참석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간 서로  잊고 지내오던 세월의 흐름을 되살려 보며 오랜만에 볼 그를 생각하다  친구와 함께 떠오르는 이 음악을 찾아 들으며 옛 생각에 잠겨 보았습니다.......

얼마 뒤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왁자한 식당 테이블 한 귀퉁이에 앉아 그와 함께 옛날 얘기를 하다 이 음악과 함께 그의 옛사랑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소주 한잔 입에 털어 놓으며 담담히 얘기해주는 그의 얘기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해를 하기 힘든 너무도 애뜻한 사랑얘기였죠 

한 평생,한 사람만을 사랑한 그 삶의 실타래를 , 마치 남의 얘기처럼 아무렇지 않게  풀어 놓는 그 친구앞에서는 그저 숙연히 경청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살아온 자기의 생에 딱 두 사람과의 인연을 얘기했는데 가장 사랑한 사람과의 아름다운 첫 번째 인연과, 어쩔 수 없이 그 사랑을  포기한 상태에서 우연히 다가 온 두번째의 인연에 대하여 아주  진솔하게 얘기해주었습니다.

그는 첫사랑을 잊으려  두번째 여인에게 자신의  열과 성을 다 바쳤지만 끝내 첫 사랑을 못잊는 마음속의 자신을 깨닫고는 살아서 더 이상의 사랑을 못할것 같아 첫 사랑을 마음속 깊숙히 간직하고  이 나이까지 홀로 살아가고  있다는 말도 안되는 순애보를 털어 놓았습니다..

 멀리 사는 친구들이 많아 다른 얘기는 듣지 못하고 그렇게  아쉽게 헤어졌지만 집으로 돌아오던 내내 그 친구와 그 첫 사랑 여인과의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 어느 사랑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

 그 두 사람이 그토록 즐겨듣던 이 음악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속에 남아 있을뿐이지만 친구에게는 평생을 함께 해야하는 운명적인  음악으로 자리하고 있을겁니다 참으로  애절하고도  슬픈 사랑의 종말을 위한 협주곡이지요...

2009, 6.28        - 그루터기 -

https://youtu.be/rUUo7RTna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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