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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다이나 본문
다이나
( 2012년 12월호 샘터에 실린 글 )
그 애의 이름은 영희인데, 나는 즐겨 “다이나”라고 불렀고, 그 아이도 그렇게 불리길 원했다. 그 애는 무척 아름다웠다. 특히 무대 위에 가만히 앉아 은은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 Paul Anka " 의 " Diana "를 부를 때의 모습은 가히 뮤즈에 비견할만하였다. 기타 위에 흐르는 우아한 스트록과 하느작거리는 까만 머릿결의 조화로움이 그 애의 얼굴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74년 늦가을 어느 날! 수확을 마친 논바닥에 볏짚단이 풍성스럽게 누워있던 서울 변두리 목동의 한적한 시골교회에서 개최하는 "문학의 밤" 행사엘 참석하게 되었고, 거기에서 "Diana"를 부르던 그 앨 만나게 되었다.
한 순간에 그 애의 매력에 빠진 나는 그 교회 학생회 회장으로 있는 친구에게 소개를 부탁하여, 그때부터 꿈같은 청춘의 축복을 만끽하게 되었다. "릴케"의 시를 읊조리는 그 애의 입에서는 보석 같은 아름다움이 흘러나오고, "태양은 불타는데 [Cuando Calienta El Sol]"를 부르는 나의 가슴에서는 열정이 흘렀다. 함께 오르던 북한산의 오르막 길에서 그 애의 말랑거리며 따뜻한 손의 감촉에 행복을 느꼈으며, 고궁의 사각거리는 낙엽을 밟으면서, 아가페적인 순수함을 간직하였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던 젊음의 뜨거운 피와 사랑의 감정도 일순 사그라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였으니.... 친구에게 사기를 당한 그 애 아버지가 잠적하고,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어느 순간 연락이 끊어져 버려 학생의 신분으로 어찌 알아보지도 못한 채 그 애를 보듬지 못했다는 자괴감만 가득 안고 그 해 겨울을 무척 심한 가슴앓이로 보내야만 했다. 아픔은 의외로 끈질기게 오래갔으나 결국 세월이 약이 되어 상처를 감싸 주었다.
세월은 흘러 직장을 잡고 결혼도 하여 평온하게 지내던 어느 해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일을 마치고, 낯 선 곳의 흥취를 즐기며 발길 따라 남포동의 어느 카페를 찾아들었다. 어두 컴컴하며 널찍한 실내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무명가수들의 열창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어 있었는데, 무대 오른편에 가물거리며 보이는 현판에 스페셜 게스트 "다이나"라고 씌어있어 설마와 혹시 하는 마음으로 심부름하는 이에게 "다이나"라는 가수는 언제 출연하느냐 물었더니 한 시간 정도 있어야 나온다고 대답을 해온다. 그때부터 공연히 심장이 저려오며 " 일각이 여삼추"라는 말을 실감하였다.
이윽고 사회자가 "다이나" 출연 소식을 알려주고 , 하얀 티셔츠와 하얀 진을 입은 "다이나"가 기타를 들고 나와 자리를 잡고 전주를 치는데 " Diana"가 아닌가... 이어 부르는 첫 소절의 목소리리가 귀에 익어 소스라칠 듯 놀라 자세히 보니 바로 나의 "다이나"였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나의 " 다이나 " 가 부르는 "Diana"!..
그 애를 알아보는 순간 소식 없이 사라진 그 애를 그리며 아파하던 그때의 심장이 터질듯한 통증이 되살아 났다. 피우던 담배연기는 마치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신 듯 폐에 심한 압박감을 주고 온 몸에 식은땀이 흘러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어 그곳을 나왔다.
아물었던 상처가 그 애를 보자마자 다시 느껴진다면, 저 아이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성을 찾고 오랜 세월 잊고 있던 보고 싶은 감정을 추슬러야만 했다. 나와 그 애를 생각한다면 그것이 현명한 생각이라 혼자 판단했다. 그리고 부산을 떠났다.
그로부터 또다시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오래 지난 빛바랜 사진 한 장 꺼내 보며 빙그레 미소 짓는 마음처럼, 보고는 싶지만 볼 수 없는 추억 속의 마음으로 남아 버렸다. 간혹 옛날 팝송을 틀어주는 라디오 F.M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 Diana " 의 선율에서 가슴속 깊숙이 애잔한 " 다이나 " 에 대한 하얀 그리움을 그려 볼뿐이다..
2010 - 03 - 08
Once There Was A Love (한때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한때 어느 바다보다도 깊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깊은 애정(헌신)으로 가득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건 당신과 나의 사랑이었습니다
평생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소중히 간직했습니다
그러나 쓸쓸한 어느 날
당신을 떠나버렸습니다
한때 그러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이제 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외로운 마음, 혼자라는 느낌이랍니다
어디서부터 내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사랑이
한때 내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없었던 일로 여기려고 합니다
한때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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