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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남이섬 그리고... 두물머리 본문
남이섬 그리고... 두물머리
해가 여름볕처럼 따가왔던 늦봄의 한 날, 남이섬으로 네명의 사내가 모였다.남이장군의 묘가 있어 남이섬이라 불리는 곳! 나루터가 가평에 있어 가평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춘천인 이 곳 남이섬은 너무 유명하여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남이섬 수 펜션 쥔장이 초등학교 동창인 인연으로 봄나들이를 남이섬으로 다녀 오게 된 것이 공교롭지만 1박2일의 여정으로 가평을 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주 잘 된 결정이었다. 남이섬으로 떠나는 선착장주변에는 왕벚꽃나무가 탐스럽게 피어 있는데,가는 봄의 발걸음을 늦추려는지 진분홍빛 속살로 한껏 농염한 교태를 부리고 있다.
길을 나서면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지만 이 곳은 춘천 옆동네라 무수히 많은 막국수집들이 성업중이다.이렇게 한가지 맛으로 유명하면 대충 그것을 먹으면 별문제가 없는데 오늘은 하필 펄럭이는 플래카드에 써 놓은 뚝배기짬뽕의 얼큰한 맛의 유혹에 넘어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 갔다가 물이 가기 시작한 홍합과 바지락 덕분에 후회스런 마음만 안고 나왔다.이렇게 싱싱하지 못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음식점치고 오래 가는 집을 보지 못했다 아마도 이 집은 언제고 내가 다시 들를 때는 다른 집으로 바뀌어 있을테지..에이 막국수를 먹는건데...
평일인데도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엄청나다.세척의 객선이 수백명씩 관광객들을 싣고 가평선착장과 남이섬을 쉼없이 쳇바퀴 돌 듯 운행을 하고 있다. 그 중 반 이상이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쪽 사람들로 보인다.각종 안내서에 일본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겨울연가 효과로 찾던 일본은 엔저와 후쿠시마사태로 인해 관광객이 준 듯하고 대장금효과를 시발점으로 새로이 한류의 영향을 받은 중국의 관광객들이 많아진 것으로 느낄 수 있겠다.
세영이가 선착장 입구에 우뚝 솟은 짚와이어를 타고 남이섬엘 들어 가자고 꼬드기길래 호기심이 동해 매표소를 찾았는데 순식간에 타고 내려야하는 이용료치고는 너무 비싼 탓에 그냥 포기하고 말았는데 남이섬에 도착하기 무섭게 체감속도 100킬로미터라는 짚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날아 오며 경쾌한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을 보니 은근히 부러움이 솟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보다.
섬을 둘러 보다 신혼사진을 찍는 두 남녀가 너무 멋진 배경안에서 포즈를 잡고 있는 장면을 보았어도 그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 없었다.찬찬ㅎ지 못해 카메라 메모리칲를 집에 두고 온 탓에 스마트폰으로 일정의 모든 것을 찍으며 제일 아쉬움을 느꼈던 장면중 하나이다.
남이섬은 안과 밖이 조화롭게 꾸며져 모든 곳이 아름답지만 가장자리에 빙둘러 조성된 오솔길이 정겹다. 혼자 혹은 연인과 둘이서 다정스레 자전거의 페달을 젓는 모습을 보면서 남이섬은 머스마들에게 어울리는 곳이 아님을 깨닫는데 그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그래도 맑은 공기와 빛나는 햇볕을 쬐면서 이곳 저곳 휘휘 구경하며 한 바퀴 돌고 나니 금세 해가 저물고 있다.
2015. 4.27 - 그루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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