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라는 친구

남수라는 친구 

가정 형편이 어려워 미래를 바라보기 힘든 중학교 시절에 내게 힘이되고 의지가 되어주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머리가 자라 서로 결혼도 하고 세상을 살아가다 친구가 사업차 외국으로 가며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로부터 근 십 수년만에 우연하게 친구와 연결이 되어 다시 만나는 기적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만나기로 약속한 동인천역 4번 개찰구 에스컬레이터에서 하얀 셔츠를 입고 서서히 내려오면서 안경너머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를 보는 순간 진한 우정의 느낌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신포동 카페에서.. 월미도에서..차이나타운에서...수십 년 살아온 서로의 얘기와 안부를 묻느라 해 저무는지도 모르고 함께 얼굴을 마주보며 있다는 사실 하나로 그저 흐뭇했습니다.

친구는 그냥 모든 지난 세월의 공간까지도 가슴으로 함께 느낍니다. 무심히 지나던 긴 세월의 느낌도 금세 알아 채는 마음의 블랙홀을 공유합니다. 그래서 친구라 합니다. 동무라 합니다. 오늘 하루는 그래서 기쁨으로 가득하였고 내일부터는 늘 오늘의 기쁨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살아가는동안 심란함과 어려움과 애로가 있을때마다 꺼내보며 웃어보겠습니다...

그 친구 이름은 남수라 합니다...
이 남수라 합니다...

 

나의 집이 비록 작더라도 진정한 친구로 채울 수만 있다면 만족하겠노라.
- 소크라테스 -

2010 - 07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