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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봄처녀 본문

친구들이야기

봄처녀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7. 00:37

중학시절! 어느 봄 날입니다..

음악 선생님께서 (안 혜순 선생님) 마침 아차산 자락에 번지는 들꽃의 물들임을 바라보다 문득 당신에게 다가 온 봄을 느끼셨는지 까까머리 제자들에게 "봄처녀"를 불러 음악 점수를 매긴다고 하셨습니다. 

가곡의 의미도 채 새기지 못하던 변성기도 안 지난 녀석들이 노래를 불러 봐야 얼마나 불렀겠습니까마는 나름대로 열심히 두 손도 모아 가며 풍금 반주에 맞춰 악악 댔는데, 그래도 교회에서 갈고 다진 실력으로 제깐에는 잘 불렀다던 친구보다 제가 점수를 더 받았던 모양입니다.

점수가 성에 안 찬 녀석이 당돌하게도 선생님에게 왜 자기가 나보다 점수를 덜 받았냐며 따졌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쟤는 " 꽃다발" 부분에서 네가 안 하고 지나친 트릴을 맛깔나게 소화해서 점수를 더 주었다며 설명을 해 주셨더랍니다.

50여 년이 지나 이 얘기를 하며 낄낄대는 친구 녀석이 어찌나 개구져 보이던지. 이제 봄만 되면 이 이야기가 떠 오를 것 같습니다.

2021-04-23 15: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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