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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수레다(Sureda)의 모두 혹은 아무것도( Todo Nada) 본문

음악이야기/월드음악-샹송,칸초네,탱고,라틴등

수레다(Sureda)의 모두 혹은 아무것도( Todo Nada)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6. 01:25

https://youtu.be/e1ti5ZTY5T4

 


낙원, 도피, 전쟁 못지않게 고달픈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든사람에게 흐르는 피의 이름입니다. 실제로 도피를 감행할 여건이 안되는 이들에게 약효가 충분한 음악을 권합니다. 약 이름은 수레다 Sureda, 벨기에 혈통의 스페인계인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아니 수레다 카스티요 Annie Sureda Castello가 이끄는 상큼한 어쿠스틱 밴드입니다. 지중해만큼이나 맑고 투명한 음악이 넘실댑니다. 스페인어의 이국적 어감과 켈틱 스타일의 리듬, 그리고 재즈가 너무 진하지 않게 혼합되어 있는 색채는 반투명의 칵테일이 주는 달콤 상큼한 맛입니다.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가 접해 있는 지중해의 특정한 조전이란 따지고 보면 참 모호하게 섞인 것이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강렬한 했빛과 풍부한 토양, 시리도록 푸르고 맑은 바다를 배경으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낭만'과 '자유'가 일상일 거라고 믿어 봅니다.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막을 고독하게 여행하는 현대판 유목민 못지않제, 지중해를 배경으로 떠도는 여행자에게도 자유가 주는 풍요로움과 함께 밤바다 수평선처럼 막막하고 무상한 느낌이 늘 따라다닐 겁니다. 그 무상함, 모호함, 막막함, 게으름은 낙원과 도피의 수행원이라 할 만하지요. 수레다의 앨범 제목 모두 혹은 아무것도 Todo Nada 가와 닿습니다.

스페인어와 카탈로니아어로 노래하는 아니 수레다 카스티요의 에메랄드빛 바닷물처럼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모로코 태생 프랑스인 그웨나에 미코Gwenael Micault의 아코디언과 기타, 캐나다 퀘벡 출신의 피에르 미쇼Pierre Michaud의 첼로가 노을처럼 저녁 바람처럼 스며듭니다.

남미의 열정과는 다르게 흐트러짐 없이 점잖고 깔끔한 편이지만 이 달콤하고 무상한 약효는 짧게는 두 시간가량에서 하루 정도 지속됩니다. 필요하다면 수없이 반복 섭취해도 큰 부작용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춤… 열정Baila Tentacion」 「우리의 다리 Nuestro Puente」「희망..의 잎들Deje De Esperarte, 「하늘을 날아Volaras, 탄생Nacer」 등 추천할 트랙이 많은 훌륭한 약이네요. 모쪼록 상큼+평온한 휴가를 창조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