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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Saëns : Danse macabre, Op. 40, R. 171 (죽음의 무도) 본문

음악이야기/클래식 & 크로스오버

Saint-Saëns : Danse macabre, Op. 40, R. 171 (죽음의 무도)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6. 01:29

https://youtu.be/lr7g0NRm3lo

김 연아의 죽음의 무도

 

생상스(Camille Saint Saens)의 죽음의 무도 (Danse Macabre) Op.40)를 소개합니다.

이 곡은 프랑스 시인 앙리 카잘 리스(Henri Cazalis)의 시에 의해 작곡된 19세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교향시입니다. 생상스는 이 곡을 세 가지 형식(Version), 즉 '바이올린 협주곡 형식과 '피아노 독주곡 형식 그리고 네 손을 위한 피아노(4 Hands for Pianos)' 형식으로 작곡해 놓았습니다.

〈죽음의 무도〉는 중세시대 후기 유럽지역에 등장한 일종의 문화입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어울려 함께 춤을 춘다는 의미입니다. 당시는 흑사병이 유럽 전역에 퍼져 수많은 사람이 죽어감으로 인해 인생의 덧없음에 대한 인식이 팽배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주제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문학, 미술, 음악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도 그중 하나입니다.


죽음이 발뒤꿈치로 묘석을 두드려 박자를 잡으면서
낡아빠진 바이올린 무도곡을 켠다.

고목 가지에 찬바람이 휘몰아치던 어두운 밤 신음소리는
보리수 아래로부터 점점 크게 들리고
깡마른 해골이 어둠 속에서 춤을 춘다
뼈와 뼈가 부딪치는 소리 음산하게 들려온다.

언뜻 닭의 울음소리 새벽을 알리면
해골들은 춤을 일제히 멈추고 허둥거리며 도망쳐 버린다.

앙리 카잘 리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죽은 자들이 무덤에서 나와 한바탕 춤을 춥니다. 백골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뼈마디의 삐걱이는 소리가 죽은 자의 춤에서 들려옵니다. 곧 이어 첫닭이 울고 날이 밝아오자 그들은 춤을 끝내고 갑자기 흩어져 다시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다분히 프랑스 낭만주의의 자유스러움이 보이는 내용입니다.

대(大) 오케스트라로 묘사된 이 무곡은 바로 프랑스 왈츠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유튜브에서 특별히 제작된 동영상을 보시면 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Orchestrede Paris)의 연주를 추천합니다.

지금 소개해 드린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는 평소 흔히 들을 수 있는 곡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빙상의 김연아 선수를 통해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알려진 명곡이 된 작품입니다. 지난 2009년도 국제 빙상경기연맹이 개최한 세계 피겨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그때 사용한 음악이 바로 이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입니다. 여기서는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피아노와 바이올린 곡으로 편곡된 작품이었습니다.

아무튼 김연아 선수가 보여 준 그날의 쾌거는 보고 또 봐도 대견합니다. 당시 생상스의 나라 프랑스 언론이 김연아 선수의 죽음의 무도 연기를 “살아 움직이는 예술작품”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죽음의 무도가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의해 '삶의 무도'로 바뀐 느낌입니다.

https://youtu.be/0-RwBsO0xhw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이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Orchestrede Paris)의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