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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in B minor, Op.58 / Vladimir Jurowski 본문

음악이야기/클래식 & 크로스오버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in B minor, Op.58 / Vladimir Jurowski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26. 01:23

https://youtu.be/mzjGnpkYq4g

 

Manfred Symphony in Four Scenes After Byron`s Dramatic Poem, Op.58

지휘 : Vladimir Jurowski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오케스트라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PO)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을 소개합니다.

차이콥스키가 바이런의 유명한 극시인 만프레드를 소재로 하여 1885년 12월에 작곡한 이 작품은 4악장 형식의 교향곡으로 분류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이런의 시 「만프레드를 음악으로 묘사한 교향시(Symphonic Poem, 交響詩)’, 또는 악보에 그린 일종의 '음화(音畵)'라 할 수 있습니다.

차이콥스키는 이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in B minor, Op.58)〉을 완성하고 나서 자신의 전기 작가(傳記 作家)인 카시킨(Nikolay Kashikin)에게 만프레드 때문에 수명이 1년이나 단축됐다”고 말할 만큼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제1악장: 알프스 산중의 만프레드 Lento lugubre - Moderato con moto' 제2악장: 알프스의 정령 Vivace con spirito' 제3악장: 시골의 생활 'Andante con moto) 제4악장: 지하의 마리아나 궁전 'Allegro con fuoco'

이렇듯 각 악장마다 표제가 붙어 있어 표제 음악적 교향곡'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웅대한 스케일 속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표현하듯 어두운 느낌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제1악장은 내용적으로 가장 충실하다고 평가됩니다. 이 제1악장은 차이콥스키 특유의 극적인 비장감이 물씬 묻어나는 악장으로, 악보 상단에는 '렌토 루구브레(Lento lugubre)'라는 악상지시가 적혀 있습니다.

'루구브레'란 슬프게'라는 뜻으로 인간에 대해 고민하는 만프레드의 슬픔을 표현하라는 요구이기도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블라디미르 유로브스키(Vladimir Jurowski)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추천해 드립니다. 유명한 지휘자 미하일 유로브스키(Michail Jurowski)의 아들로 1972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블라디미르 유로브스키는 1990년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하여 드레스덴과 베를린 국립음대에서 수학했습니다. 2004년 BBC 뮤직 매거진이 뽑은 “세계 최고의 신예 지휘자”에 선정된 블라디미르 유로브스키는 2006년 런던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선임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거장 지휘자들의 상반된 평가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는 이 곡을 차이콥스키의 작품 중 최고라고 높이 평가한 반면 번스타인(Ieonard Bernstein)은 쓰레기라고 혹평했습니다. 그러나 이 곡을 감상해 보면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명곡임에 분명합니다.

 

 

# 작품해설

 

△제1악장 Lento lugubre-Moderato con moto 고뇌에 빠져 알프스 산 속을 방황하는 만프레드의 모습을 그린 장엄하고 비극적인 악장이다. 서두 목관의 저음으로 제시되면서 만프레드 주제 선율이 나타난다. 안단테에서는 만프레드에게 버림받은 여인 아스탈테의 주제가 나온다.

△제2악장 Vivace con spirito 알프스의 정렬령이 만프레드 앞에 나타나는 악장으로 처음에 정령들이 난무하는 듯한 분위기와 폭포의 물보라가 무지개를 만드는 장면이 경쾌하고 다채로운 선율로 그려지고 우안아한 선율이 굽이치듯 여신 네메시스의 힘으로 아스탈테의 환영이 나타난다. 

△제3악장 Andante con moto 알프스인들의 소박한 생활상을 그린 느린 악장으로 시칠리아노풍의 파스토랄, 사냥꾼들과 농부들의 춤이 등장하며 밝고 한가로운 모습이 만프레드의 어둡고 격렬한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제4악장 Allegro con fuoco 알프스의 신 아라마네스의 지하궁전에서 펼쳐지는 향연을 그린 악장이다.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을 떠올리게 한다. 온갖 요괴들과 괴물들이 광란의 춤을 추며 요란하고 격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도중 만프레드는 아스탈테의 망령과 마주한다. 그는 사죄하며 용서를 구하자 그녀는 그의 죽음을 예고한다. 마침내 `진노의 날' 선율이 울려 퍼지고 만프레드는 조용히 최후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