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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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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영화음악

영화음악이란?

김현관- 그루터기 2023. 3. 1. 08:47

https://youtu.be/8kaafh2yJzg

영화음악 쉬리 OST(Carol Kidd When I Dream)(1998)


영화음악이란?

 영화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두는 것이 영화음악에 대한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먼저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사운드트랙'에 대해 알아보자.통상적으로 'OST'라고 말하는 이것은 'Original Sound Track’의 줄임말로 '영화음악' 또는 '사운드트랙'이라 불리기도 한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은 물론, 영화 속 대사나 소음 등이 함께 수록되기도 하며, 영화와 어울리는 기존의 곡이나 작곡가가 영화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만든 창작곡 등이 삽입된다. 이렇게 기존의 곡을 사용하는 경우 우리는 그것을 삽입곡'이라부 르며, 창작곡을 가리켜 '스코어(Score)'라 부른다.

삽입곡의 경우 이미 발표된 곡을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의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상승효과를 발휘하나, 영화만의 독특한 색을 표현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반면 스코어의 경우 삽입곡에 비해 들어가는 인적·물적 투자가 많이 소요되는 단점을 지니고 있지만, 영화의 색을 보다 뚜렷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대중들의 기억에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삽입곡과 스코어 중 어느 하나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적절한 배합을 통해 영화의 색을 표현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것이다.

영화음악에 관련된 용어를 몇 가지 더 알아보자. 먼저 '언더 스코어링(Under Scoring)'은 고전 영화음악에서 흔히 사용되던 기법으로 '미키 마우징(Mickey Mousing)'이라 불리기도 한다. 디즈니 만화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음악이 그 장면을 추적하는 스코어링 방법이다. 발레와 서커스에서 이미 하나의 스타일로 굳어졌으며 영상과 일치하는 매력으로 등장인물의 감정을 보다 증폭시키는 효과를 이끌어낸다.

'언더 스코어링'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는 '오버 스코어링(Over Scoring)'은 스코어가 영화 속의 다른 음향에 비해 좀더 과장된 소리로 들리게 하는 방법이다. 영화 속의 효과음은 거의 제거된 채 처음부터 끝까지 스코어 만들리는 기법으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 탁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칫하면 영화의 흐름을 깨는 역효과도 일으킬 수 있어 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작인 더 록 The Rock」(1996)의 경우 박진감 넘치는 긴박한 스코어가 시종일관 영화의 긴장감을 이끄는 장치로 사용되었으며, 이는 작품을 액션 영화에 길이 남을 명작의 반열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영화음악의 역사를 살펴보자. 1895년 프랑스에서 상영된 뤼미에르 형제의 첫 번째 영화가 최초의 영화음악을 사용했던 것으로 기록된다. 이때만 해도 영화 자체는 소리가 없던 무성영화였으나 영상에 맞춰 피아니스트의 음악 반주가 이루어진 작업을 그 시초로 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영사기의 시끄러운 소리와 상영관 안의 관객들의 소음을 중화시키고, 어두운 극장에 낯설어하는 관객들의 공포심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추측도 재미있다.

국내에서는 1903년 『황성신문』에 영화 광고가 실리면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영화가 상영된 것을 알 수 있는데, 당시의 영화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촬영된 활동사진의 수준으로서 레코딩된 음원이 아닌 소규모로 이루어진 몇 명의 악단원의 실제 연주가 사용되었다.

무성영화의 시대에서 유성영화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영화 음악 또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게 되는데, 국내에는 최초의 발성영화「춘향전」(1935)이 홍난파의 음악을 선보였다. 이후 「처(妻)의 모습」(1939)은 동시녹음 기법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작곡가 조두남은 이 영화를 위해 영화음악을 작곡한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영화 사상 영화를 위한 최초의 영화음악으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한 해 제작 편수가 100편을 넘기 힘들었던 한국영화는 1959년을 기점으로 111편이 제작되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이때 제작된 영화들의 대다수가 주제가를 가졌을 만큼 영화음악 분야에서도 왕성한 작업이 펼쳐졌다.

군사정권과 맞물려 많은 문제작들이 발표된 1974년, 이장호 감독의 작품 「별들의 고향」은 일종의 신호탄과도 같았다. 10년 뒤 최인호 원작,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 (1984)은 그 주제곡이 대학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금지곡으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어두운 그늘이 짙었던 우리의 문화계는 1990년대로 접어들어서야 제대로 된 대접을 받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한다.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영화음악의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는 두 작품 「사랑과 영혼 Ghost」(1990)과 「보디가드 The Bodyguard」(1992)는 각각 <Unchained Melody>와 <I Will Always Love You>를 앞세워 대대적인 판매량을 기록하였고, 영화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뒤이어 국내 작품인 접속 (1997)은 영화음악 시장을 절정으로 이끌었으며, 이를 계기로 국내 영화에 외국 팝 명곡들이 삽입되는 일종의 유행이 생겨났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쉬리」(1999)에 삽입된 <When I Dream>은 영화 상영 후 라디오 및 CF 등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국민 팝송'이 되기도 하였으니, 영화음악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된다.

한편 2000년으로 접어들면서 영화음악은 단순한 삽입곡이나 스코어를 기반으로 둔 작곡가의 영역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가수 및 인디밴드 등에게 기회가 확대되면서 보다 다양한 장르와 표현이 시도된다. 이병우는 기타리스트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 마리이야기 (2001), 「장화, 홍련」 (2003),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2003)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영화음악가로 주목받고 있으며, 반칙왕」(2000)에서는 어어부 프로젝트가 음악을 담당해 인디밴드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음악을 선보였다.

또한 해외의 유명 작곡가와의 합작도 이루어졌는데 살인의 추억」(2003)에서의 타로 이와시로 및 플라스틱 트리(2002)의 프란시스 레이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와 뮤지컬의 사운드트랙도 적극적으로 발매되어 OST 애호가들은 보다 많은 장르의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시적인 인기에 편승하여 사운드트랙 발매에만 급급한 나머지 작품성이 미흡한앨범이 속출하는 것은 제작자들이 충분히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남는다.  글쓴이 박 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