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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My heart will go on / 셀린 디온 본문
비 오는 날은 소리 없는 것들이 소리가 된다
My heart will go on …셀린 디온
비가 온다.
직선으로 내리꽂히다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곡선을 그리다가
다시 빗살빗살로 훌쩍거리다가
가위표를 치다가..
유리창에 빗방울들의 표면장력, 큰 방울이 작은 방울을 끌어당겨 한 몸이 된다. 한 몸이 되는 것들은 지금 아슬아슬하다. 어디론가 흘러간다. 나는 시선을 비켜 다른 방울들을 본다. 쉬지 않고 예쁜 별똥별들이 먼 곳으로 흘러간다. 옛껍질을 까고 지우고 다시 그리고 그들은 이미 약속된 것처럼 모여서 길을 낸다. 저 셀 수 없는 몸들이 후두둑 흘러내리며 소리가 된다. 지나가 버리는 것이 기억이다. 지나가 버렸지만 지나가지 않은 채로 또 하나의 삶을 깊숙이 만들어 내는 소리 없는 것들.
일상의 즉흥연주 같은,
비, 비, 빗소리는 새 살로 동동 떠다니는 기억을 박음질하는 음악이다.
비처럼 제 속을 다 드러내어서야 비로소 소리를 갖는 음악, 때로 빗방울처럼 아주 작은 것이 바다를 품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 누군가에게 가장 귀한 것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살아 있거나 죽어 있는 것들은 모두가 한두 차례 모서리에 긁힌 커다란 우주를 품고 있다. 우주는 내 가슴을 늘 소리 없이 밟고 지나가는데 가끔은 정면으로 들이닥치기도 한다. 이렇게 우울하게 비가 오는 날에는 심장이 멎듯 어떤 한 음악에 깊게 몰입되기도 하는 것이다.
며칠간의 사랑으로 목숨을 내어주게 되는 두 사람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 <영화 <타이타닉>의 배경음악)이 빗금을 친다. 죽어 있던 기억들이 꿈틀꿈틀 살아난다. 타이타닉의 거대한 스펙터클이 눈앞에 펼쳐지고 영하의 바다에 떠 있는 사랑하는 두 남녀가 보인다. 순간에 만나 깊게 사랑에 빠진 잭과 로즈.사랑이라는 것은 시간과 길이가 아닌 것인가. 단 며칠로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는 두 사랑의 장면이 스친다.
- 내 일생 행운은 도박에서 이 배의 티켓을 따낸 거야. 당신을 만났으니까.
어떤 그림보다 아름다운 잭의 고백 장면이 셀린 디온의 절절한 음악에 맞추어 한껏 분위기를 자아내고, 먼 시공을 가로질러 내 심장을 관통하고 다시 타이타닉 호를 흔들고 있다.
최대의 제작비를 들이고 최대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 <타이타닉>은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1911년에 영국 화이트스타사가 건조한 대형 호화 여객선으로 길이가 268미터에 이르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큰 배다.
그 배는 2208명 중 695명만이 살아남는 역사상 최대의 해난사고를 낸다. 타이타닉 참사는 피치 못할 시대적 성격과 짧은 순간에 많은 우연한 일들이 겹친 결과로 터진 사상 최대의 비극이다.
타이타닉 호에는 28개의 초호화 초특실이 마련되어 있었고 이 방을 이용한 승선객들은 당시 서구 사회에서 권력과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다.
타이타닉 호는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상징적 존재였고 이 커다란 배로 런던과 뉴욕을 가로지르면서 제국주의에 거대한 부를 과시하려 했다.
철저하게 계급 모순을 집약시켜 일등실과 이등실, 그리고 삼둥실을 갈라놓고 있었으며 타협할 수 없는 철저한 계급세계에서 분노를 안고 탑승한 인물들의 상황을 묘사한다. 가면을 뒤집어 쓴 듯 부르주아들의 파티와 가난한 이들이 벌이는 축제들, 한 배에 타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 채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으로 가고 있는 거대한 제국주의의 함선은 목적지인 뉴욕에 도착하지 못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좌초하는 운명을 맞는다.
이 운명의 배에는 돈 많은 칼과 결혼하기를 거부하는 몰락한 부르주아의 딸 로즈와 운명적으로 가난한 화가 잭이 함께 승선해 있다.
텅 빈 바다 한복판에 별은 층층이 떠 있고 이들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좌초되는 두 시간여 동안 휴머니즘에 대한 의지와 가혹한 운명에 대한 질문을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 던진다.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이루어 가는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 이들의 로맨스가 위기를 맞는 순간 배는 빙산과 충돌하고 잭은 로즈를 위해 겨울바다에서 얼어 죽는다.
살아남은 로즈는 그로부터 85년 타이타닉을 탐사하는 배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998년 제70회 아카데미 14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을 비롯한 11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수상자를 내는 기록을 세운다.
만년 2등에서 넘버원 팝 싱어로 등극케 한 노래
이 <타이타닉>이란 거대한 스토리의 한 부분을 사랑의 테마로 한몫 단단히 붙잡아 매는 셀린 디온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등과 함께 1990년대 팝시장을 천하삼분했다. 그녀는 디바(diva)"의 정점을 대표하는 여가수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머라이어 캐리에게 밀려 만년2등 가수의 한을 삭였던 그녀는 영화 <타이타닉>의 테마송인 <My heart will go on>을 통해 그래미상의 두 부문을 차지하며 단숨에 넘버원 팝 싱어 반열에 오른다.
거의 20여 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그녀의 식지 않는 인기의 비결은 무엇인가, 노래를 음미하다가 역시, 호소력 짙은 바이브레이션의 목소리와 부담 없이 다가오는 노랫말, 막히지 않는 고음처리의 탁월함, 그리고 깊은 가창력이다.
가수 이름 하나만으로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그녀는 실력파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원할 때, 도움의 손길을 원하거나 울고 싶을 때 혹은 춤 주고 싶을 때, 편안히 기댈 수 있는 어깨 같은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셀린 디온, 소박한 그녀의 소망은 차분히 실현되고 있다.
•디바(Diva).
여신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로 오페라에서는 보통 최고 인기를 누리는 소프라노 가수 최근 대중가요계에서도 최고의 여자가수를 일컬을 때 디바라 한다.
매일 밤 꿈속에서 나는 그대를 봅니다. 그대를 느낍니다.
그렇게 난 그대가 곁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 멀리서 우리 사이의 공간을 가로질러 와서
그대가 곁에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가까이든 멀리든 그 어디에 있든지
내 마음은 늘 그대로임을 나는 믿어요.
다시 한 번만 문을 열어주세요.
그러면 그대는 여기 내 마음속에 머물 것이고
그러면 내 마음은 늘 그대로일 거에요.
사랑은 순간 우리에게 다가왔어도 평생 계속될 수 있어요.
우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될 수 있어요.
내 사랑은 당신을 사랑할 때였어요.
내가 간직하고 싶은 단 한 번의 진실한 사랑
내 남은 생동안 늘 사랑할 거에요.
그대가 여기 있기에 난 두려울 것이 없어요.
그리고 내 마음은 늘 그대로란 걸 난 알아요.
우리는 영원히 이렇게 머물 수 있을 거에요.
그대는 내 마음안에서 편안하고 내 마음은 늘 그대로일 거에요.
- <My Heart Will Go On> 가사 전문
이 노래가 아니었으면 아니 셀린 디온이 노래하지 않았으면 과연 타이타닉의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이 얼마만큼 생생했을까 생각해 본다. 세기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뱃전에서 팔을 들고 하늘을 나는 듯 연출하던 두 남녀의 기막힌 포즈, 바닷바람도 잔잔했다. 그 배경을 휘감듯 흘러나오는 셀린 디온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는 풀잎에 맺힌 새벽이슬이 굴러가는 듯 위태롭기도 했다. 해가 나면 사그라지는 이슬같이.
“네 안의 불도 결국은 모두 타서 남아 있지 않을 거야.”
마침내 세상이 침몰한다. 거대한 우주가 비에 휩쓸린다. 예약된 죽음의 경고 앞에서 살아 있는 것들은 서로 굳게 문을 걸어 잠근다.
로즈, 당신은갇혔어. 당신은 빠져나오지 않으면 죽게 될 거야. 그럼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네 안의 불도 결국은 모두 타서 남아 있지 않을 거야.
잭, 당신은 날 구하지 못해요. 알아, 그건 당신의 몫이지.
-영화 타이타닉에서 잭과 로즈의 대화 일부
죽음이라는 것은 사람이 가진 모든 것을 휩쓸고 간다. 뜨거운 사랑, 맹세, 고백, 살아 있을 때 우리의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희망도 가져간다. 죽음 앞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세상은 소멸하고 통증만 남는다. 그 통증은 살아 있는 자의 몫이다. 이 젊은 두 사랑하는 연인 앞에 그 순간 무엇이 남았겠는가. 거대한 제국주의(?) 막대한 부(?) 명예와 권력(?).
세상을 환하게 비추며 지지 않을 것 같은 태양도 무게가 차면 기운다. 죽음 앞에서 사랑은 더 귀하고 욕망은 한없이 나약해지는 것인가. 사랑도 결국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화려하게 믿고 있는 모든 사랑의 환상을 끌고 가버리는 죽음, 현실이 절박할수록 사랑은 더 깊다. 그 깊음은 상처를 남기고 그 상처는 쉽사리 아무는 것이 아니다.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 이 비에 흠뻑 젖는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비와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사랑, 그 다짐들이 어디론가 약속된 곳이 있는지 함께 떠내려간다. 소리 없는 기억들이 소리를 낸다. 죽기 전에 한 번쯤 빠지고 싶은 사랑이 달콤하게 흘러내린다. 해가 떠오르면 언제나 사라져버릴 유혹처럼.
이미 끝난 음악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처음으로 음악 칩을 돌려놓는다. 대서양 깊이 잠수해 버린 그들의 짧았지만 뜨거운 사랑을 떠올리며 오늘만큼은 이 황홀한 유혹 속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겠다.
한때 잭과 로즈가 되고 싶었던, 소설적인 운명에 놓이고 싶었던 자신을 찾아본다. 두리번거리지만 이미 1세기가 되어가는 사랑은가고 기억만 남겨질지라도,
사랑은 흐를 일이다. 바람소리 하나 다치지 않고 흘러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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