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범죄

고전과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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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범죄

아일랜드 더블린의 명문대 트리니티대학의 교수인 브렌던 케넬리는 술 취한 사람의 시각에서 빙빙 도는 미친 세상을 묘사하는 시를 발표한 괴짜 시인이다. 그는 한때 알코올중독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요즘은 범죄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한다.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연쇄살인범이나 방화범을 잡는 것이 얼른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는 “고전에서 배운 지혜를 약간만 활용해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이들이 남긴 협박장을 분석해서 경찰수사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의 밑바닥은 불지옥interne이다. 연옥의 불처럼 적당히 사람의 죄만 태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곳은 루시퍼 같은 악마나 주인을 배신한 유다나 브루투스Brutus(BC 85~BC 42년)를 고문하는 사정없이 타오르는 맹렬한 불길로 가득 차 있다.

<서유기>에서도 저승이 아니라 이승에 사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불길이 있으니바로 화염산이 그곳이다. 이 근처를 지나면 단순히 더운 정도가 아니라 농작물이 말라 버리고 마실 물이 없어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다.삼장법사 일행도 손오공이 우마왕에게서 파초선을 훔치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프라이드 치킨으로 변했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전설 속의 화염산은 중국 서부 투루판Turtan 지역에 우뚝 솟아 있다. 그 일대는 열사의 사막으로 낮에는 기온이 80도까지 올라가고 화염산도 멀리서 보면 붉은 색이니 이승의 불지옥 맛이 어떤지 삼장법사 일행은 톡톡히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브렌던 케넬리는 이런 불은 바로 분노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처럼 총기 관리가 허술한 나라에서는 총을 발사할 때 나는 굉음과 불길이 지옥을 연상시키고, 총을 구하기 어려운 곳에서 주로 사이코범죄는 연쇄방화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문학은 문학일 뿐 우리의 생활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말이 아니라 그 말 속에 감추어진 생각을 읽어야 한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살인극을 벌인 조승희를 괴롭힌 것은 루시퍼가 잠들어 있고 예수를 배신한 유다와 카이사르Caesar 를 암살한 브루투스가 고통받는 지옥의 불길이었는지 모른다. 조승희는 “나를 배반한 다른 내가 불의 심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서규의 '고전의 숲에서 지혜를 찾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