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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호섭이가 찾아왔다 본문
호섭이가 찾아왔다. 정말 반가운 친구. 점심이나 같이 하자며 전화를 했다. 강화에서 어찌 왔냐 물으니 아는 병원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김에 나보고 싶어서 왔단다. 구청앞에 삼계탕을 먹고 찻집에 앉아 유풍이 얘기와 밀린 옛날 얘기들을 하며 한참동안 추억들을 되짚었다.
호섭이를 눈앞에 보니 고교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동네 친구들과 북한산에 오르며 찍은 흑백사진이 떠오른다. 사진봉투채로 앨범 뒤에 끼워져 있던 사진들을 보고 그 날의 추억들이 반추되며 떠 오르는 느낌을 몇 마디 끄적여 친구들에게 보냈더니,
’나이들고 세월이 가도 옛 추억의 모습을 현재로 열어 줘서 잠시 빠져드는 시간이었다‘ 라면서
고마움을 얘기하던 호섭이다. 이 친구 점점 오산 막내외삼촌과 눈매와 선한 인상이 닮아간다. 20대나 60대나 변하지 않는 그 모습이 여전하다.요즈음 아내와 함께 탁구와 수영을 배우며 늦깍기 즐거움에 시간이 어찌 가는 줄 모르겠다며 벙싯웃음을 짓는데 어찌나 그 모습이 이쁜지..
평생 영진공사를 다니다 정년퇴직하여 강화에서 한옥펜션과 카페 ’다리쉼‘를 운영하고 있는 이 친구 호섭이, 호섭이와, 함께 어울리던 동네 친구들 중에 올림포스호텔 노조위원장을 하던 유풍이는 사고로 벌써 고인이 된 지 오래이고, 공무원 정년퇴직하고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며 살고 있는 낙수와, 안산에서 건강을 뽐내며 아직까지 직장생활을 하는 정구, 정말 오랜 동네친구들이다..
청년시절에는 종종 만나 등산도 다니고, 술도 한잔씩 하면서 곧잘 어울렸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서서히 만남들이 뜨악해지고, 하나 둘 동네를 떠나고 난 뒤로는 이렇게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의 호섭이가 더 반갑고 애틋하다.
호섭이로 인해 북한산 자락에서 젊음의 치기들이 사진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오늘, 청춘의 한 때로 되돌아 저들과 지내온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가슴에 그윽하다. 지금도 나는 모든 친구들이 떠난 도화동에서 그네들과의 추억을 그리고 세월과 발맞추며 그들과 어울리며 돌아다니던 수봉산길을 오르고 있는데... 2024.2.28
# 만난 다음 날 메일로 음악파일 몇개 보내면서
* 모처럼 얼굴 보니 좋았다.이런저런 이야기 나눔도 편하더구나
많은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그자리에 있듯 편한마음을 나눌 수 있어 친구라 하나보다.
편안하게 듣고 네 마음도 편히 다스리려무나 다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보자.
* 현관아 시간 내줘서 고맙고, 밝은 모습 보니 내가 좋터라
덕분에 음악에 취해보련다 친구야 즐거운 시간 갖도록 또 연락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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