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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달고나와 소다빵 본문
달고나와 소다빵 / kwangsoo think 2
요즘 길을 걷다 보면 한때 완전히 사라졌던 뽑기 아줌마, 아저씨들이 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이십 원이던 뽑기'가 지금은 오백 원으로 신분이 상승되었다.
나는 뽑기 아줌마, 아저씨를 볼 때마다 한 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어렸을 때처럼 침 발라서 열심히 뽑기를 뽑는다든지, 집에까지 가지고 가서 바늘로 심혈을 기울여 뽑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서 두세 개쯤은 금방 해치워버리고 반나절동안 입안에 단맛이 떠나지 않아 고통스러워한다.
'뽑기'에는 별을 눌러 찍어주거나, 모자를 눌러 찍어주는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뽑기 아저씨 천막 안에 들어가면 주인아저씨 전용 연탄불이 하나 있었고, 바로 옆에는 우리들처럼 코흘리개 손님들의 전용 연탄불이 하나 있었다. 우리들은 연탄불을 중심으로 국자를 들고 다닥다닥 붙어서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곤 했다.
소다의 양은 이 정도를 넣어야지 가장 적당히 부풀어 오른다든지, 혹은 소다를 넣을 때는 국자를 연탄불밖으로 뺀 다음 넣어서 열심히 저은다음에, 부풀리는 당시에만 연탄불에 살짝 갖다 대야 한다는 심오한 기술을 피력하는 녀석도 있었다. 내가 그때 녀석들에게 자랑했던 기술은 뽑기 따위가 아니었다.
달고나 가지고는 별다른 기술을 부릴 수 없었으므로, 나는 뽑기에서 상당한 경지에 이른 후에야 도달하는 소다빵 만드는 기술을 자유자재로 뽐내곤 했다. 소다빵은 뽑기와 만드는 기술이 처음부터 구분된다. 뽑기는 국자에 설탕만 넣고 잘 저으면서 출발하지만, 소다빵은 맨 처음부터 국자에 설탕과 약간의 물을 같이 넣는다. 그때 넣는 물의 양이 소다빵의 성패를 가름한다.
너무 많이 넣으면 소다빵은 나중에 뭉치지 않고, 너무 적게 넣으면 소다빵이 너무 딱딱해진다. 처음 설명처럼 국자에 물과 설탕을 넣고 열심히 젓다 보면 거품이 일기 시작한다. 아주 능숙한 솜씨로 거품을 다스려야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면 경험에 의해서 이때쯤 국자를 빼야 한다는 판단이 설 때가 있다. 그때 국자를 잽싸게 빼서 소다를 넣고 잘 젓는다. 그리고는 뽑기와 마찬가지로 살짝 부풀리기 위해, 불에 잠시 갖다 대고 알맞게 부풀었을 때쯤 국자를 다시 신속히 빼서 국자의 밑면만 찬물에 댄다.
그전의 작업들에 한 치의 오차라도 있으면 부풀었던 소다빵은 물에 갖다 댄 순간 폭싹 꺼지고 마치 누룽지처럼 변해 버린다. 그누룽지처럼 변해 버린 녀석도 참으로 훌륭한 맛이지만, 소다빵이 성공했을 때 주변에서 보내는 부러움에 찬 시선은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다. 그만큼 소다빵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다. 나는 그처럼 어렵게 만든 소다빵이 먹고 싶다.
kwangsoo think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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