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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연(緣) 이란? 본문
연(緣) 이란?
연(緣) 이란? 이어짐입니다. 내 살아가는 삶 중에 이어지는 관계겠지요. 끈끈한 연도 있지만 흐릿한 연도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는 피로 나누는 연과 부부로서 맺어지는 연을 기본으로 그리고 여러 가지 사회적인 연으로 세상살이를 하며 생을 꾸려갑니다.
그 모든 연이 삶의 자양분이 됩니다. 삶은 이어짐과 끊어짐의 연속성으로 이루어지며 세월과 만남의 농도가 깊을수록 연의 깊음도 깊어갑니다.
하지만 완고하며 견고한 줄만 알았던 연도 언젠가는 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는 날이 닥쳐옵니다. 연의 깊이가 깊을수록 큰 아픔을 겪게 됩니다. 인위적인 단절이 아닌 생명의 스러짐으로 인한 단절이 우리네 삶에서 가장 아픔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은 거미줄처럼 이어진 내 삶 중에 하나의 연이 단절되는 아픔을 겪은 날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할지언정 오늘로써 부부의 연이 끊어진 황망함을 마음속에 새겨야 하시는 명수형님의 아픔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요. 형님의 아픔을 공감하는 우리 도화동의 많은 분들 역시 그 아픔을 함께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연으로 맺어진 사회적인 관계가 어느덧 가족과 같은 연으로 이어진 때문입니다. 형님의 황망함이 우리에게 심오하게 가까이 다가옴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들 역시 그만한 연배임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선배님들과 함께 했던 장례식장에서 함께했던 시간들은 돌이키고 싶지 않은 시간의 편린들로 가슴 한편에 저장될 것입니다.
뜬끔없이 다가올 수 있는 죽음이라는 현실이 그 어느 날 자신에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예측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그 불안감을 평시에는 잊고 있지만 오늘처럼 예단하지 못했던 순간의 침범에는 두려움에 말은 못하고 혹시" 아니면 "아닐 거야" 라는 불안한 감정만을 혼자 가슴속에 둘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내일도 여러 도화동분들께서 성남 중앙병원 장례식장엘 가실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형님의 아픔에 동조하고 위로를 할 테지만 오늘 우리의 감정을 공유하며 같은 생각들을 마음속에 담고 돌아올지 모르겠습니다.
삼가 김 영순(피르마) 형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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