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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마음이 착잡합니다 본문

도화동이야기

마음이 착잡합니다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8. 10:54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무리 친한 사람도 눈앞에 없으면 멀어진다는 말이 하나 그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나만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자신했었지요. 그러나 예외는 없네요. 그렇게 사랑하고 따르며 좋아했던 형님께서 돌아 가신지 불과 5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오늘 저녁 동구 형님으로부터 내일이 동석 형님 돌아 가신지 오 년째 기일이라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연미사는 신청했지만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해도 모두 한 마음으로 짧은 연도를 바쳐 달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였습니다. 늘 두루두루 옛 선후배들의 대 소사를 챙기는 동구 형님의 노고가 참 고맙습니다.

이내 무거운 마음으로 달력을 보았는데. 맞네요 내일이 동석형 기일입니다. 매일 쳐다보는 달력인데 모 선배와의 저녁 약속도, 불참해야 할 모임까지도, 줄줄이 적어 놓았는데 더구나 아내와 여행을 가기로 한 날도 바로 내일인데 형님의 기일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요?

친형처럼 따르던 형인데, 내가 제사를 안 지낸다고 이렇게 잊을 수는 없는데,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고 안타까운 맘이 절절이 가슴속을 파고듭니다. 갑갑한 마음에 잠시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려 하니 맑았던 하늘에 비가 떨어집니다. 형님의 눈물인가 싶어 더욱 아픕니다. 이내 도착한 동구 형님의 세월이 무상하고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는 또 다른 메시지가 가슴을 때립니다.

얼마 전 동석 형님의 고향인 모도에 다녀오며 형님을 기렸습니다. 혼자의 기도라서 형님의 응답이 없는 줄로 알았는데 그것이 나 자신을 위로하는 이기적인 것이라서 응답이 없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이제는 돌아가신 형님에게 해 드릴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워할 뿐 이승에 있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형님의 넋을 위로하는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지요. 내년에는 잊지 않겠다고 아니 무시로 형님을 생각하겠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수밖에 없어요.

동석형!
미안해요. 정말 죄송해요. 제가 이러면 안 되는데. 그냥 보고 싶고 그리워 눈물이 나요. 캄캄한 하늘에서 때늦게 내리는 비가 형 눈물이 아니라 내 눈물인가 보네요. 나를 그리 아껴준 형에게 동생인 제가 해드릴 게 없다는 게 정말 눈물이 나요. 형에게 조심스러워할게 무엇이고 거칠게 무엇일까요 그저 하고픈 얘기하면 그것으로 되었지 가식도 필요 없어요. 그냥 주절거리며 얘기하면 되지 형식이 무에 필요하고 꾸밈이 왜 필요해요. 그냥 이렇게 마음 가는 대로 풀어놓으면 다 이해할 형인데, 술 한잔 마시며 얘기하듯 스스럼없이 말하면 다 알아줄 형한테 괜한 짓거리 하고 있었네요.

그렇지 동석형? 그냥 나는 이곳에서 형들과 누나들과 지금처럼 지낼게요. 형은 그냥 그곳에서 우리 사는 것 내려다보며 먼저 가 계신 분들과 함께 웃고 지내요. 언젠가 누구 하나 형 있는 곳으로 가면 그 누구랑 소주 한잔 기울이며 지내시구려. 언제가 될지 나도, 우리도 형 따라갈 테니 기다려요...

동석형에게 한 넋두리는 뭉그적거리며 글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한 동석 의중인가 저절로 써지더군요.. 그리고는 더 써지질 않는 것을 보면 이제 그만 쓰라고 하시는 것 같아요. 사족은 거짓이 될 것 같아 이제 그만 얘기하렵니다.

201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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