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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일상, 그래서 아릿해진 만남 본문

도화동이야기

일상, 그래서 아릿해진 만남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15. 13:18

일상, 그래서 아릿해진 만남..

아주 ~ 먼 천리 밖 삼천포에 살고 있는 민정누나가 휴가차 인천엘 왔다.당연한 듯 친구들이 모여 주안 북부역에서 만나 수 시간 이바구를 털고 있는데..

 '우리 먼젓번에 언제 만났지?'
 '616일이요'.

 영일형의 덤덤한 질문에 빠릿하니 호경형의 답이 보쌈집에 쨍하니 울리며 흩어진다.

 '! 내가 한 발 늦었네"

엊그제 본 듯한 얼굴들인데 그새 두 달이 흘렀구나. 매일 카톡 안부를 전하는 형님들과 누님들과의 평범함에 얼굴을 맞대고 보는 시간들의 횟수가 점점 성글다는 게 훅하니 가슴을 치고 들어온다.

 '사장님! 빨강 두꺼비 하나 프레쉬 둘 소성주 하나 카스 두 병이요'..

 음식주문도 하기 전 술부터 주문하는 은남 누님의 목소리가 짱짱하다.

 ' 오늘도 달려야 하나 보군'..

 내일 새벽 대이작도로 낚시를 간다는 영일 형님께서 왕년의 조과에 대해 풀어내는 이바구에 하나같이 집중을 하며 때때로 장단을 맞추며 술잔을 부딪고, 은남 누님도 뒤질세라 세상 여행의 면면을 이야기하기에 바쁘다. 찬찬한 시간 사이로 술잔들이 도는데, 삼천포 누님은 새로  개업한 치킨가게가 너무 잘 된다며 뽀얀 얼굴에 슬몃슬몃 웃음기가 넘친다.

 '왜 아닐까! 헌데 인천으로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은 뻥인가?'

 맞다. 돈이라는 것이 주머니에 든든해야 얼굴이 피어남은 인지상정임에 틀림없다. 저녁인데도 복중이라 홧홧하기만 한데 큼직한 에어컨 밑에 자리 잡은 다섯 명의 얼굴에 쉬임 없이 차가운 바람이 쏟아지고 있다. 내일 여행을 가느라 참석 못해 미안하다는 안나누나의 빈자리를 바라보는 민정누나가 서운하겠다.

와중에 호경 형님은 요즘 몸이 불편하여 병원 다니는 이야기를 슬몃 펼쳐 내는데 일행 모두 귀를 쫑긋하는 걸 보니 면면들의 나이가 만만찮으니 당연한 관심이다. 헌데 막상 막내이며 백수인 나는 무어라 할 얘기가 없어 그저 형님들과 누님들의 이야기에 맞장구치는 게 모두일 밖에..

한창 흥이 무르익는 중에  연수동에서 모임이 있다며 승희에게 전화가 왔다,  알근히 오른 취기에  기분 좋은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데, 형님들과 누님들과 한 잔 하고 있으니 주안으로 넘어오라 권했지만, 즐거운 시간 보내라며 통화를 맺는다. 모처럼 인천에 내려온 김에 친구와 한 잔하려는 꿍심이 어그러져 다소 섭섭했겠다..

 자리를 옮겨 한 잔씩 더 하고 헤어지는 자리에  영일 형님께서 당신 친구분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게 아프다며  우리 앞으로는 더 자주 봐야 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문득 엊그제 하늘로 올라 간 정석이와 석원형님, 민성이 그리고 기경이의 모습들이 하늘하늘 떠 오른다. 생각해 보니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말이 평범한 일상이 되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는 게 가슴에 아릿하게 파고든다.

'그래 자주 봐야지.

 앞으로 살아내면서 얼굴 맞대며 볼 날이 얼마나 된다고..

202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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