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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흰구름 너울대던 날 본문
흰구름 너울대던 날
흰 구름이 하늘 위를 유유히 떠다니고,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바람에 실려온다. 솔가지 사각이는소리는 어느새 고요한 나의 머리맡에 자리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잔잔한 파동이 일어난다. 쪽빛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따라 나는 걸음을 옮겨 고운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깊은 고요가 나를 반겨준다. 마치 오랜 벗을 만난 것처럼, 나는 그 속에서 심연의 나와 마주한다.
낮이 이리도 고요할 수 있을까. 세상이 멈춘 듯, 모든 것이 조용하다. 어쩌면 이 고요 속에서야 비로소 나는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하늘 간 형들, 그리고 떠나간 친구들. 그들의 웃음소리가 내 마음 한편에서 맴돌고,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 그들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진다.
이럴 때면 문득 어머니가 떠오른다. 그리운 어머니의 손길, 어머니의 목소리. 들려주던 이야기들은 마치 바람에 실린 구름처럼 내 기억 속에서 흩어졌다가 다시금 찾아온다. 그리운 마음이 고요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날이다.
오늘 같은 날, 나는 하늘의 친구들을, 그리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다시금 마음에 품는다. 그들과 함께 했던 날들이 떠오르고, 그리움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이 고요 속에서 그리움마저도 평온하게 다가온다. 마치 그들도 이곳 어딘가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요한 산 속에서 나는 그렇게 그들과 다시 만나고, 이리저리 흩어진 기억들을 천천히 담아낸다. 그리움 속에서 피어나는 따스함과 평온함을 느끼며, 오늘도 나는 내 마음속 그들 곁에 머문다.
모처럼 수봉산에 다녀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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