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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카톡 속의 2021년! 본문
카톡 속의 2021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저물어야 할 때 저무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탐색한다고나 할까.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설계하는 등 끝마무리에 마음 설레고 새로운 꿈에 가슴이 부풀기도 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건만 유독 한 해가 다 갈 때 즈음에 더 빨리 가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한층 삶의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연말에는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젊은 날 도화동에서 만나 지금껏 교우하고 있는 친구와 선배를 만나 송년의 아쉬움을 달래고 돌아오는 길, 단체 카톡방을 챙겨보니 광진이가 한 해의 마무리를 짓는 슬라이드를 만들라고 은근한 협박을 한다.
"아니 왜? 매년 만들었으면 모를까 하필 코로나로 인해 뜨악했던 올해를 기억하자고?.."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 보니 이 친구의 깊은 속마음을 알겠다. 왁자했던 지난날들이야 서로의 사진 폴더에 이런저런 얘기들이 가득 차 있을 테니 별 만남이 없던 올해야말로 되새길 추억거리가 필요하겠구나 싶다.
"그래 만들어 보지 뭐"~
그런데.. 지나온 한 해동안 서로들 무심하긴 했다. 아무리 코로나 지절이라 했어도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누며 시시콜콜한 얘기들로 일상을 나누던 친구들인데 이렇게 만나서 찍은 사진들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밖에 없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
올해가 참 팍팍했다는 것이 새삼스레 심중에 다가온다. 와중에 이런저런 사진들을 챙기다 보니 그나마 지난 시간들이 뭉근하니 되살아 난다. 사진은 시각적으로 생각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아주 훌륭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만남이 적다 보니 윤석이는 몇 년 전의 오늘 사진들을 챙겨 보내 주곤 하여 그때마다 그 시간 속에 잠시 젖어들게 하였는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도 그때의 분위기를 다시 챙겨 볼 수 있게 하는 소중함을 나누고 있다.
각자의 일상들 중에 그저 생활하는 그 자리에 놓여 있는 풍경들과 가족들의 이야기가 별스러움 없이 툭툭 눈앞에 지났는데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다시금 들여다보니 하나하나 모두 지난 사연을 품은 특별함으로 보이고 있다.
소중한 내 친구들, 활짝 웃는 모습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도 가족들과 보내는 다정함들까지 일상의 평범함을 모두 아우르며 우리 모두 지난 한 해를 반추하고 2021년 한 해를 찬찬히 되새겨 보자.
책상 앞의 달력이 빤히 쳐다본다. 한 해동안 소임을 다한 녀석에게 고마움을 얘기하며 한 달 전에 받아 놓았던 새 달력으로 바꿔 놓는다. 어제와 오늘 지난해와 새해의 연결이다. 오늘과 내일의 계속이다. 안과 밖의 만남이요, 너와 나의 상면이다. 오래됨과 새로움을 연결하는 이어달리기이기도 하다. 오램과 새로움의 연결인 달력을 바꾸며 내일을 위한 마음을 드잡는다. 이제 맑은 내일을 위해 들메끈을 고쳐 매고, 세월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지. 다사다난한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우정이 담뿍 담기는 카톡 속의 일상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자!
'우렁찬 흑범의 기상이 세상에 퍼지는 임인년 새해의 축복을..'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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