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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장지문위의 흑백사진들 본문
장지문 위의 흑백사진들, 그 속에 담긴 추억의 조각들
옛날,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다. 툇마루에서 안방으로 들어서기 전, 나의 시선은 늘 장지문 위에 걸려 있던 사진틀에 머물렀다. 그 안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흑백사진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각각의 사진은 마치 한 페이지씩 넘겨보는 오래된 책처럼, 나의 유년시절을 어루만지며 따뜻한 기억들을 불러일으켰다.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회갑잔치에서 나는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분명 그날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나는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 시절의 나에겐 아무리 즐거운 날이라도 낯선 분위기 속에서는 늘 어색함이 따랐던 모양이다. 외손주로서 한 자리를 차지했던 그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소중해졌다. 할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그날의 기억은 이제는 마음속 깊이 간직된 보물 같은 추억이 되었다.
국민학교 졸업식, 그 날의 흑백사진도 여전히 선명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받은 졸업장과, 교문 앞에서 찍은 사진 속의 나는 두 눈을 반짝이며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사진 속의 나는 마치 세상을 다 가질 것처럼 자신만만해 보였다.
답십리 골목에서 찍은 사진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동네 여동생 순복이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찍은 사진, 그 순수하고 맑은 웃음이 담긴 순간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 골목길에서 순복이와 함께 뛰어놀던 시간들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그렇기에 더욱 애틋한 추억들이다.
수원시 우만동 동문밖에서 찍은 사진에는 어린 나의 모습과 함께 할머니, 아버지,어머니,고모님이 함께 담겨 있다. 그때는 왜 그렇게도 조그맣고 연약했는지,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 시절의 사진 속에는 가족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시절의 따뜻함이 다시금 떠오른다.
고모 결혼식에서 찍은 사진에서는 창용이와 일식이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 눈에 선하다. 결혼식이란 어른들에겐 중요한 행사였지만, 아이들에게는 그저 또 하나의 놀이였다. 사진 속에서 우리는 결혼식이라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장난을 치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국민학교 동창인 상구와 민규와 함께 웃고 있는 모습도 사진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사진 속의 나는 답십리의 그리운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제기동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웃고 있는 나의 모습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수 아저씨의 무릎에서 찍은 사진이다. 어느 날, 아저씨의 무릎에 앉아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이 담긴 그 사진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하지만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모든 사진들은 수십 년이 훌쩍 넘어버린, 이제는 잊혀질 법도 한 나의 소중한 순간들이다. 어머니의 옷장 속에 잠자고 있던 그 사진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 순간의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 옛날 안방 장지문 위의 사진틀에 걸려 있던 흑백사진들, 그 속에 담긴 기억들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서 은근하게 빛나고 있다.
시간은 지나갔지만, 그때의 순간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장지문 위의 흑백사진들 속에서 나는 여전히 그 시절의 나와, 그 시절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바라보며, 나의 마음 속에 담긴 그리움과 애틋함은 더욱 깊어져 간다.
2018-12-15
수원 동문밖 과수원에서 할머니와 부모님 고모와 아버지에게 안겨있는 나..군인과 앞의 아이는 모른다
국민학교 졸업식 기념사진
답십리골목에서 동네여동생 순복이
어머니와 나
답십리 상구네집에서 왼쪽부터 나,전상구,이민규
요술사진으로 홍콩 같다온 미숙이와 현주...
69년-70년 당시 전체가족
이동사진관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히스토리채널에 응모하여 가작으로 당선된 현주와 남석이네와의 전쟁배경사진...
제기동시절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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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만국박람회 가기전 제기동 집앞에서 인수아저씨와 나
고모님 결혼식
왼쪽 제일 앞의 민 일식과 하 창용! 바로 뒤 고모님 절친한 친구 혜영고모, 고모부 뒤쪽에 윤재 아버님이 보이고 오른쪽 제일 앞에는 할머니과 사돈 할머님이 보인다. 할머니 뒤에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 옆에 앉아 있는 아이가 신길동 살던 고모부 조카인데 광교 풀장에서 멋진 쇼를 펼쳐 마루 밑에서 주워 정성스레 닦아 애지중지하던 훈장을 빼앗아 간 영악한 아이로다
외할아버지 회갑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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