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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25 년 만의 프러포즈를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27. 22:08

25 년 만의 프러포즈를

우리 부부는 유독 영화와 음악을 좋아한다. 영화 관련 퀴즈라면 어느 영화와 주연배우가 누구며, 배경이 어딘가에 관해서 잘도 맞춘다. 아내는  인천중구여성합창단에서 알토 파트를 맡고 있다. 올 7 월 기획음악제 때  영화  모정 (주제곡: 사랑은 아름다워라)를 선택하고,  지휘자가 아내에게  영화 DVD를 구해 달라고 부탁을 해 어렵사리 구입해다 준 것도 평소 영화에 대해 아는 척을 한 탓이라 생각된다.
 
발표회 당일!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의  선율과 함께 합창단 뒤 대형 스크린에 비추어진 언덕에서 사랑을 나누던 한 스인(제니퍼 죤스)과 마크(윌리엄 홀덴) 의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 아내에게  25 주년 결혼기념일에 꼭 저곳엘 가자고 약속하고 말았다. 사실 나는 아내에게 프러포즈다운 프러포즈도 못한 채 결혼을 한터이라, 요즈음의 젊은 친구들의 이런저런 기발한 프러포즈들을 볼 때마다 마냥 부러움이 앞섰다. 

사업부도와 잘못선 보증으로, 집까지 잃고 가정이 풍비박산 난 몇 년 전 이맘때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지만, 아내 덕에 어느 정도 맘을 추스르고, 안정을 찾아가던 중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늘 바쁘단 핑계로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본 아내에게 효도할 겸  25 년 만의 프러포즈를 영화 모정 의 언덕에서 하고 싶은 맘이 애틋하니 솟아오른다. 

2006.7.

25년? 약속이나 말지 36년이나 지났다. 그래도 지켰으니 다행이지..
[홍콩] 모정의 언덕에서 - 빅토리아 피크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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