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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신흥동 80년대 풍경과 사람들 / 사람들 본문
신흥동 80년대 풍경과 사람들 / 사람들
신흥동에서의 3년은 참으로 내게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많은 분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고마운 분들도 만나고, 도와준 분들도 있고, 모두 동네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들의 면면을 여기에 적어 점점 잊을 수 있는 옛날의 시간을 잠시 정지시키려 한다.
큰 아들 석민이의 이름을 미리 지어 놓고 내게 전해주신 오 세철 도사님! 과 "오양 기념사" 골목에 사시던 김 환 중구의회 의장님! 해광사 옆골목, 계단 집에 사시던 매사 똑 부러지는 생활과 단정함을 생활신조로 알고 사시던 조 임산 할머니와 작은아들 호영 형님! 그리고 연안부두에서 수산물 경매업을 하시며 웃으실 때 금니를 내 보이시던 조 봉석 아저씨!
대형 탱크로리를 운전하시던 박 종호 씨! 유일하게 몸 다툼을 했지만 곧 화해하고 친해진 박 관석 씨! 그리고 착한 그 아주머니... 내가 지나갈 때마다 간간 피로회복제를 주시며 싱긋 웃으시던 중앙약국 주인아저씨! 와 화가를 꿈꾸셨다며 쑥스러워하시던 약국 위 3층의 신흥 당구장 한 씨 아저씨!
파출소 옆 집에 사시는 동네의 정신적 지주이신 용 한필 선생님 등 여러분들의 면면이 금세 그려지고 있다. 달리기 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향도회관 박길정 사장! 어느 핸가 체육대회에서 점점 처져 가는 발걸음 속에서 나이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공평함을 함께 느꼈었다. 항도 회관 옆 골목에 야채가게를 하고 계시는 몸집이 큼직하고 마음이 넉넉한 박 종수씨와 은호 다방 김 마담 누님! 신생 불고기 사장님....
하인천의 순태 형님처럼 따르던 " 환희가구 " 두영 형님과 형수님! 종일이 장가보내주고 열사의 사막에서 돌아가신 형님을 그리며 내 가슴에 눈물 뿌리던 영자 누님! 영자 누님 친구이며, 역장 사모님인 수정 아줌마, 끝없이 내게 모든 것을 주던 은교 씨 가슴 따뜻한 가족의 대장이신 김 은기 아저씨! 도둑 들었다며 새벽에 당직실로 쫓아 들어온 순진한 황실 다방 박양!
아주 환한 웃음의 연안부두 "화신기계" 김 종호 사장님과 반백의 짧은 스포츠머리에 아버지의 성격과 비슷한 공구상가의 이 택선 아저씨! 야유회 가던 버스 안에서 검지 하나로 합판을 뚫어 놀란 가슴을 또다시 검지와 중지로 맥주병 따는 신기를 보여주며 의기양양했던 우리의 호프 명운 형님과, 동그란 눈에 항상 의미 있는 미소를 짓고 나타나던 추 연익 씨!
나중에 동인천에 만화가게를 차려 돈 좈 벌었다는 신흥동 술친구- 한일 전파사 한 성전 씨! 농아이면서 우리를 항상 즐겁게 도와주던 간판집 "태성사" 사장 김 태성 씨와 사모님! 얼마 전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길가에 서 있는 태성 씨에게 아는 척을 했으나 변한 내 모습을 못 알아봐 아쉬웠다.
"삼화 정미소" 뒤쪽 골목에는 조그만 방앗간이 있다. 그 집에서 하는 간판 없는 냉면가게가 있는데, 닭고기 육수를 내어 만들어 낸 냉면 은 맛이 너무 좋아 단골 식도락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항상 만원사례였다 꼭 여름 한철만 하는 희소성까지 겹쳐 나도 한동안 먹으러 다녔으나 이제는 없어졌다. 하도 맛깔스러워 냉면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랬더니 "예끼 이놈아" 하시던 주인 할머니! 가 그립다.
"고려 정미소"의 흰머리 성성했던 상무님과 "대동창고"의 김 전무님 그리고 "인천 화물자동차 조합장" 이 철수 형님! 나와 함께 첫 만남의 기념으로 기분 좋게 술을 마신 뒤 열흘도 안 되어 돌아가셔서 너무도 황당함을 안겨주신 삼익아파트 통장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모든 분들과 기억나지 않은 또 다른 많은 분들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노여움을 함께 풀어가며 춤추고 노래하던 그 많은 시간들은 소중한 추억을 지나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산정호수"와 "수안보" 그리고 "백로주 유원지"까지 정말 단합이 무엇인지, 이웃사촌의 끈끈함이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주던 친구와 형님들과 누님들...
지금도 맘만 먹으면 1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신흥동인데도 매양 그리움만 간직하며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셔서 내가 아는 분들은 이제 거의 없다 흘러간 20년의 세월에 겉모습은 별로 바뀌지 않았어도, 사람들이 떠나간 그곳은 내가 알고 사랑하며 숨 쉬던 예전의 신흥동이 아닌 것 같다.
추억만 남은 낯 선 곳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가슴이 아려온다. 옛날을 그리워하는 건 나이가 든다는 것인데, 아직도 스스로를 청춘으로 알고 있는데. 감성이 저만치 앞서 나이를 따돌리며 심장의 열기를 뺏어 가나보다. 다시 만국기를 펄럭이며 함께 운동회를 하는 하늘 파란 80년대의 신흥동으로 돌아가고 싶다.
2008.12.18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