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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도화동 소묘 본문
도화동 소묘
지금 나 서있는 곳엔 아무도 없다. 사제관에서 나오는 불빛이 어두움을 면해주고 있는 듯하다. 내 앞에 서 있는 동상의 온화한 얼굴이 점점 일그러진다. 그의 그림자는 움직임이 없고, 담 벽에 비추인 이름 모를 엉성한 나무들이 묘한 형상을 하고, 부러진 이빨 사이에서 나오는듯한 거친 바람소릴 내고 있다.
외투 깃이 자꾸 안으로 접힌다. 징도 안 박은 구두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추운 것도 같은데 떨리지는 않는다. 이상스레 아무도 오가는 사람이 없고, 본당 현관 위에 매달린 십자가의 후광도 전혀 없다. 神을 의심함인가? 소스라 친다. 아마 밤새 저렇게 있을 모양이다.
손에 들린 한 알의 사과가 짐스럽다. 먹어 없애고 싶지만, 낮에 봐 두었던 그 빨간빛이 귀여워 먹질 못하겠다. 지하실엔 촛불 켜고 웅얼대는 신자들이 몇 있을 뿐...
점점 달이 높아 간다. 뭔가 그려지듯 하여 억지 상상을 해 보지만 시원찮다. 아직도 성당문을 밀치는 이 아무도 없다. 가만 들으니 올갠 혼자 성가의 음을 타고 있는 듯하다.
귀의 착각인가? 차츰 발 끝이 시려진다. 귀뿌리까지..... 달이 더 높이 떴다. 8시 반이다. 1시간도 더 기다린 것 같다. 누가 들어왔다. 인사를 하고 대답을 기다렸다.
아 ~ 꼬마!
꼬마란다 내가...
실없는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이미 독백을 하면서도 독백은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뇌까리는 건 자신 있을 것도 같다.
197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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