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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공원 본문
수봉공원
오광철의전망차 2009-06-22 14:32:00
수봉공원으로 가꾸어진 수봉(壽鳳)산은 한자로 수봉(水峯)이었다. 서해에서 떠밀려 들어온 산이라는 뜻이다. 부평의 진산 계양산에도 같은 전설이 있다. 먼 옛날 이들 두 산의 주위가 바다였기 때문에 그런 전설이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수봉산 밑 인천기계공고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한다. 멀리서 보기에 산이 물위에 떠있는 듯했을 테니 그런 생각이 들었을 만하다.
이를 두고 향토사학자 이훈익옹은 수자원이 풍부하여 일대에 양질의 논이 많았다고 ‘인천지방 향토사담’에 적고 있다. 그러면서 수봉산에는 남자 아기들이 많이 태어나게 하는 정기가 서려 있어 산기슭에 다랭이라는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이 또한 다남(多男)이란 뜻의 다랑(多朗)이 다랭이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봉은 높은 곳을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 ‘수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우리나라 곳곳의 산이름에서 보듯 수리 소래 시루 따위가 그것인데 그 변형이라는 것이다. 예로서 안양의 수리산, 시흥의 소래산 등이다. 결국 수봉산은 원래 수리봉이라 불리다가 점차 ‘리’가 탈락하고 수봉으로 정착했다는 설명이다.
야산이던 수봉산이 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은 1976년이다. 그로부터 4년간 공사가 진행되어 오늘의 수봉공원이 만들어짐으로써 당시 인천에 한 곳뿐이던 자유공원에 이어 두번째 공원이 되었다. 어린이 놀이터 등 시민 휴식터로 만들고 정상 광장에는 인천출신 전몰장병의 넋을 추모하는 현충탑이 좌정했다. 그리고 광장으로 오르는 벚꽃길 중턱에는 인천시문화회관과 은율탈춤전수관 등 문화시설도 들어섰다. 최근에는 경인국도변 모 아파트를 철거하고 절벽에 인공폭포가 조성되고 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셈이다. 남구청이 수봉공원을 리모델링하여 새 모습으로 단장했다고 한다. 노후한 놀이동산은 철거하고 그 자리에 청소년을 위한 야외무대와 어린이 피크닉장, 그리고 야생화원 등이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봉공원은 별로 갈 곳이 없는 인천 어린이들의 소풍터로 꼽히는 곳이다. 오래 전 방사했다는 꿩과 토끼는 잘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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