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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마키노 신문과 해방 신문 본문
마키노 신문과 해방 신문
인천 사는 사람으로 인천에 대하여 제대로 알아야겠기에 화도진 도서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인천학 강좌"를 신청하였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강의를 한다 하는데 나와 잘 안 맞는 강의 시간 때문에 다소 힘들게 되었다. 첫 강의가 있는 날! 마침 휴무일이라 일찌감치 도서관엘 도착하여 "개항기 자료실"도 구경하고, 열람실에서 책도 빌려, 지하에 마련된 학습관에 자리했다.
이미 인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시는 20여 명이 자리를 잡고 도서관측에서 마련한 다과를 들며 강의 시작하기를 기다리고들 계신다. 젊은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질 않는 것이 조금 맘에 걸리지만 노년부터 중년들의 면면에서 인천을 사랑하는 진지함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
첫 강의의 주제는 한국외대 명예 교수이신 정 진석 박사님의 " 일본인 발행 신문의 효시 조선신보와 조선신문 "이다. 구한말부터 한국에서 신문이라는 매체가 발행되는 과정과 신문의 역할에 대한 강의 하셨는데 그중 " 마키노 신문 "에 대한 강의 내용과 "해방 신문"이 알려준 진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지만 뛰어난 업적으로 동경대학의 교수를 지낸 일본인 식물학자 " 마키노 토미타로 (makino tomitaro)의 식물 채집 과정에서 흡습지로 쓰인 신문지에 얽힌 내용이다.
"마키노"는 1904년부터 1945년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과 중국 및 한국 일대의 식물 수만 점을 채집하였는데, 그 식물들을 보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통 그 지역에서 구입한 신문지에 눌러 보관하였다, 하지만 채집한 식물들의 양이 워낙 방대하여
생전에 정리를 다 못하고, 그의 사후에 체계적인 정리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흡습지로 쓰인 신문지 자체의 역사적 가치를 발견하고 보존 정리하며, 그 신문지들을 "마키노 신문"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키노 신문" 중에는 폐간되거나 오래되어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여러 신문들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본 전 지역에 산재한 지방신문사에서 발간된 오래된 신문들은 지역적인 희소성으로 당시의 사실 고증에 필요한 증거적 가치를 가질 수 있고, 마키노 신문과 해방 신문 • 250그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간되었으면서도 우리나라에는 단 한 장도 남아 있지 않은 1896년도에 발행된 인천의 "조선신보"도 6장이나 포함되어 있으니, 이 신문으로 당시 한국의 생활상과 일본인들의 조선침략에 관한 의식을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한국 신문의 역사를 공부하는데 식물학자의 이야기를 하시는 교수님의 의도가 정확하게 배어 나온 살아있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남한에서는 90여 일간 신문이 없는 기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북한은 전쟁 발발 5일 만에 "해방 신문"을 발간하였다 한다.
9.28 수복 후 10월 1일 자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경향, 동아, 조선일보가 발행되었고 1.4 후퇴 때에는 수원에서 소위 R.P. (radio press)라는 일본 방송을 듣고 베끼는 수준의 신문도 발간했다고 한다. 신문매체 하나의 발간 일자 만으로도 북한의 전쟁도발의 진실을 또 하나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두 시간에 걸친 강의에서 기록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지금도 인천이라는 하나의 지역사회에서 많은 분들이 인천에 대해 기록하고 인천에 대한 연구를 하며 보다 나은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음을 안다. "달동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광환 씨의 개인 소장 일기도 지난 서민들의 삶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데 좋은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결국 기록은 개인뿐만 아니라 모든 이웃들과 연결되고 공유되어 사회의 바탕이 되는 소중한 자양분임을 알게 되었다.
2009. 6. 17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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