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경로석#한국근대문학관#윤아트갤러리
- male vocal
- 황우창
- 인천시민과함께하는시화전
- 인천대공원#포레#파반느#단풍
- 동인천역 가새표#남수#보코#친구들
- Saxophone
- 1mm 치과
- 양파즙#도리지배즙#배도라지청#의약용파스#완정역#호경형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오블완
- 碑巖寺
- lost in love "잃어버린 사랑" - 에어서플라이 (air supply)#신포동#ai가사
- 시각장애인 #안드레아 보첼리
- 추억의도시
- 티스토리챌린지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y.c.s.정모
- 빌보드 #노라 존스 #재즈
- 누가바#상윤네집#진열이#금복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사르코지 #카콜라 부르니 #불륜 #남성편력
- piano
- uptempo
- 석민이#경민이#도화동시절
-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 익숙해질 때
- 70-80bpm
- 졸업식 노래 #빛나는 졸업장 #진추하
- Today
- Total
형과니의 삶
공항의 어느 봄날! 본문
공항의 어느 봄날!
창 밖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나리가 봄바람에 살랑거린다. 멀리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처녀의 얼굴도 봄 빛에 빛나고, 입고 있는 웃옷의 파란색이 개나리들의 노란색과 어우러져 문득 몬드리안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쉼 없이 부드러운 봄바람이 들어와 함께 놀자며 속삭인다.
그동안 인천대공원을 비롯해 시내 이곳저곳에서 , 탐스러운 벚꽃 무리들이 교태를 부리며 눈을 즐겁게 하더니 이제는 꽃비 흩뿌리며 내년을 기약할 날만 남겨두고 있다. 섬 바람이 꽃이 피는 날을 며칠 늦추었는지 이곳 공항에는 이제야 벚꽃들이 활짝 피어, 시리도록 하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영종도에 공항이 들어선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고, 그때 심은 벚나무들의 덜 여문 모습이라 아직 눈에 덜 차기는 해도 그대로 쓰다듬어주고 싶은 귀여운 모습들이다. 며칠 전부터 매일매일 조금조금 피어나는 꽃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 수수 꺽다리의 보랏빛 꽃잎이 수줍게 피어나며 라일락의 봄 향기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더니, 화살나무의 아기 속살 같은 연녹색 잎술이 뿌루퉁하고, 이제 막 기지개 켜는 진달래의 분홍빛 수줍은 얼굴과 , 아쉬운 듯 세 송이 목련의 하얀 꽃살이 함께 어우러져 담장을 따라 지천으로 피어난 개나리와 함께 이 봄을 아우른다.
늘 푸른 해송은 초록색으로 꽃의 모자람을 채워주고, 새 순 돋는 느릅나무의 낭창낭창함이 꽃의 속삭임에 화답한다. 은행나무들의 심술궂은 어깻짓이 외려 개구져보인다. 삼목 선착창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오리 길 공항 북로변에서 지금은 사라진 인천 공설 운동장에서 보던 마스게임의 정돈된 응원 모습처럼 기나 긴 아스팔트 길 양 옆으로 소담스러운 벚꽃과 개나리가 군무를 보여 준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 내가 이곳을 떠날 때쯤의 어느 해 봄날이면, 영종도를 뒤덮은 벚나무들과 수 천수 만의 개나리들이, 그 예쁜 하얀 손과 노란 손으로 박수를 치며, 이곳에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뻐하리라.
2009 년 4 월 어느 봄날 그루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