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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싼 게 비지떡 본문
싼 게 비지떡
오늘은 도서관에도 가야 하고 후배 사진전에도 다녀와야 한다. 어제 고등학교 동창 카페를 만드느라 날 밤을 새웠다. 할 건 해야 하는데 요즘 왜 이리 잡다한 할 일들이 많은지.. 그래도 여가를 즐기며 친구들과 간혹 술 한잔으로 세상과 나눔을 갖는 시간들이 그저 흡족할 따름이다.
느지막이 아내가 아침은 무얼로 먹겠냐는데 엊그제 공원 오르막길 초입 홍콩반점에 개업 2주년 기념으로 이번 달 말까지 짜장 2000원이라고 큼지막하니 플래카드를 붙여 놓은 것을 봤길래 그곳에 가서 먹자 하였더니 아주 반색을 한다.
수 십 년 지아비를 위해 먹을거리 신경 쓰는 게 보통은 아니겠지만 저리 좋아하니 앞으로는 종종 바깥 음식으로 끼니를 나누어야 할 모양이다. 한데 그리 마음을 먹기 무섭게 낯익은 컬러링 소리가 들린다. 영월 형께서 남동공단쯤 오고 있다고 전화를 하여 내 현재의 공간이 어딘가를 묻는다. 집에서 노닥거린다고 하자 이내 집으로 올 테니 준비하고 있으라는데 모처럼 짜장면 한 그릇 들고 싶다며 이심전심을 보여 주시는구나..
아내와 나는 그때까지 세수를 안 하고 있던 중이라 부리나케 단장을 하였으나 어느새 도착한 형님께서 집 앞에 차를 세워 두고 기다리는 형국이 되었다. 반가이 인사를 하고 홍콩반점 얘기를 했더니 마침 입구에서 보았다며 흔쾌히 한 번 먹자 한다. 식사 중에 형님 회갑 얘기가 나왔다 일전에 송원식당에서 밴댕이 회를 먹으며 나누던 얘기가 있었길래 기분 좋게 맞장구를 치는데 형수님과 윤남이와 동해 앞바다로 단출하니 여행을 다녀오신단다.
"회갑여행"이라..
어느덧 형님은 이순의 경지에 들어섰구나.. 귀가 순해져 모든 세상의 말이 귓속에서 침잠하는 그런 경지에 다다르는 그런 때가 이르렀으니 새삼스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오늘은 2천 원짜리 짜장 한 그릇을 먹으며 아내의 마음도.. 멀리서 찾아오신 형님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되었으니 비록 짜장면 한 그릇의 가치는 작을지 몰라도 그 의미는 매우 크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홍콩반점의 짜장면은 다시 먹을 바 못 된다. 맛은 둘째 치고, 한 겨울인데도 가게가 썰렁하니 춥고, 주인 여자의 쌈닭같이 받아치는 말솜씨가 손님을 무안케 하여 날로 손님이 줄어드는 곳이라서 추천할 만한 식당은 아니다. 게다가 양도 적으니 앞으로라도 제대로 된 짜장면은 차이나 타운이나 공원 입구의 중국 요릿집 경안각에서 먹을 작정을 하였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교훈이 결코 헛말은 아니다..
20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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