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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달을 보면서 완전함을 생각해보다 본문
달을 보면서 완전함을 생각해보다
달을 바라보며 완전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검은 하늘 위,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달은 아직 완전한 보름달이 아니다.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야 비로소 완전한 구체가 될 것이다. 그 완전함을 기대하지만, 나는 그 순간이 얼마나 짧고 덧없을지 안다. 달이 둥근 모습을 유지하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며,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한쪽이 기울어지며 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달은 그렇게 완전함과 불완전함을 반복하며 시간을 흘러간다.
나 역시 완전함을 좋아했지만, 완전함을 이루어 본 적이 없다. 아니, 완전함에 근접해 본 적조차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전함이 이상이고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아직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여전히 완전함을 쫓으면서도 그 실체를 잡아본 적이 없다.
문제는 그 추구하는 완전함을 무의식적으로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강요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고, 내가 옳다고 믿는 그 '완전함'을, 그들은 진심으로 이해하지도, 동의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내와 자식들은 그저 가장의 강요를 따를 뿐이고, 가까운 이들은 내 까칠한 성격을 알기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의 진심 어린 동의가 아니라, 그저 후환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적인 반응임을 나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완전함이란 무엇인가? 돌이켜보면, 완전함에 대한 확고한 정의조차 없다. 오직 내가 옳다고 믿는 아집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 아집마저도 상황에 따라, 관계에 따라 흔들린다. 그리하여 나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완전함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나의 의지는 젊은 시절과 지금이 다르고,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심지어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서도 흔들린다. 이런 나의 의지야말로 마치 갈대처럼 흔들리는 가벼운 것이니, 그것을 믿고 따를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의지로 완전함을 꿈꾸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내가 스스로 미련하다 할 정도로 고집을 부리는 순간이 있다. 바로 내가 최선이라 믿는 사실에 대해 누군가 반론을 제기할 때다. 그럴 때 나는 타협점을 찾기보다, 나만의 아집으로 일관하며 대화를 멈춘다. 그리고 불행히도, 그 대상은 대부분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나의 주장만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자각하면서도 멈출 수 없다.
정작 나만의 고집을 받아줄 이는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있다 해도 나의 독선과 아집을 측은히 여기는 이들이나 군자들일 테니, 그마저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달도 차고 기울듯, 삶 역시 좋은 날과 나쁜 날이 교차한다. 항상 웃을 수 없고, 항상 울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이제 지천명을 지나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가니, 이순이라면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이치를 깨달을 때라고 한다. 나 역시 그에 걸맞은 처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비록 나는 아집으로 가득 찬 사람이지만, 내 마음이 악하지는 않다. 이제라도 마음을 가다듬고, 세상의 이치를 헤아리며 주변을 돌보는 삶을 살아간다면, 나머지 삶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완전함이란 어쩌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가올 깨달음일지도 모른다. 설령 그 깨달음을 얻지 못하더라도, 완전함이라는 꿈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달이 차고 기울듯, 나 역시 완전함을 꿈꾸며 매 순간 변화를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한다. 달의 이지러짐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도 조금씩 더 성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완전한 원을 향해 매 순간 변화하는 달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또 이지러짐을 생각하며...
2012.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