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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슬픈 아미월 본문
슬픈 아미월
문득 하늘을 보니, 오래전 먼저 간 누이의 속눈썹을 닮은 달 하나가 웃고 있습니다. 저 달이 미인의 눈썹을 닮았기에 '아미월'이라 하지요. 초사흗날 만월의 옅은 음영은 그대로인데, 실처럼 이어진 얇디얇은 저 달은 살짝 늘어진 가운데 부분만 아니면 그대로 한 줄기 비단실처럼 보입니다. 나지막한 삼목 동산 솔밭 위를 간신히 올라타고 가쁜 숨을 몰아쉬듯 어깨 사위가 파르르 떨리는군요. 아니, 둥지로 돌아가는 노랑부리백로의 날개바람에 하얗게 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녁 누구라 네 몸뚱이 떠는 줄 알겠냐마는 요즘 내 주위가 하수상하여 긴 숨을 내쉬느라 쳐다본 검푸른 하늘 위에 네 모습이 눈에 차네요. 하필 네 모습이 어찌 나와 같이 서늘하냐!
오늘은 음력으로 이월 초 사흩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생신이던 날인데, 양력으로는 삼. 삼 Day! 삼겹살을 먹는 날이라고 술 한 잔 하는 친구들 모조리 고깃집으로 달려가더군요. 저도 저네들 좇아 모락모락 연기 피우며 아버지 앞에 뫼시고 쌉쌀한 소주로 음복하고픈 마음 가득하나, 엊그제 폭음한 뒤끝이라서 아직도 속이 더부룩하고, 그 술판에 씁쓸함이 있어 오늘은 물리려 합니다.
나이 들면 제 가슴 속의 가시는 제가 삭여야 하거늘, 여직 제가 만든 가시 하나 소화하지 못하고 친구의 이곳저곳 찔러대며 주정을 하는 이가 있으니, 낼모레 이순이라는 게 참말 헛된 것 같습니다. 이제 술김에라는 핑계는 지나는 개에게나 주라지. 요즘 개는 말도 한다는데, 이제 불혹으로 들어선 김 모 동화작가의 시 한 편이 왜 이리 가슴에 와닿는지 모르겠습니다.
"얘야! 비록 네 삶이 그리 모질게 너를 괴롭히는 것은 다 너의 착한 천성을 세상이 몰라 준 탓이라 해도, 엉뚱한 친구에게 돌을 던지면 안 될 것이야"
술김이라지만 당신 입으로 뿌린 가시에 찔린 친구는 오늘도 분함이 용광로처럼 차 있다는데, 이제부터 그 친구가 당신을 어떻게 볼까? 우정을 나누자 청했건만, 외려 버리는 행실을 저질렀으니 이제 남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해야지. 지금도 허청대고 고꾸라지는 당신의 몰골이 훤히 보이는구나. 그렇게 낮밤 없이 술에 의지하다 곧 황천문을 열겠다. 술 끊어라!
아미월아! 너 지난 뒤 동산 기슭 솔밭가에 저 잘났다 고성을 지르는 취객이 살포시 늘어진 네 잠과 사위의 고요를 깨는구나! 빌어먹을 삼. 삼 Day 같으니라고. 그놈의 Day, Day... 개들아 미안하지만 다 네게 던져 줄 테니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물어뜯어 물고를 내버리려무나... 에라이... 중얼중얼...
2014.3.3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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