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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가버린 친구 본문
가버린 친구
한 친구가 갔습니다. 먼저 간 친구 곁으로 갔습니다. 술로 가버린 친구를 따라 갔습니다. 제일 친하다던 그 친구곁으로 갔습니다.
" 오늘 큰형 죽었어요!"
전화기에서 울리던 멍한 그 소리.
'정말 갈 수가 있구나..
'가는 수도 있었구나..
바보랍니다 바보처럼 사는게 좋습니다. 옹기 신부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교회도 안 다니던 친구가 바보처럼 살다 그냥 술만 먹다 갔습니다.영정속에서 바보처럼 환히 웃는 얼굴 보며 왜 하는지 모를 절을 했습니다. 친구놈에게 하는 두번째 삼배입니다 눈물이 절로 흐릅니다. 한 쪽도 아니고 두 눈에서 저절로 꾸역꾸역 잘도 솟아 납니다.
"사는게 힘들다!" 한 마디 툭 던지며 부평지하도 계단을 비척이며 걸어 내려 가던 친구의 어깨에 걸린 의미를 새기지 못한 미안함이 눈물 되어 자꾸 솟아 납니다.
'뮈하냐?
'출근중이야 왜?
'아니 그냥..
마지막 대화가 이리 밍밍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습니다. 또 눈물이 솟구칩니다. 이제 내게 또 하나 기억해야 할 날이 생겼습니다. 친구가 날 버리고 먼저 간 친구 곁으로 가버린 날을.. 사는게 힘들다고 바보처럼 가버린 날을 세상을 어찌 보며 갔을지 모를 아픈 오늘을.. 하지만 기억하면 뭐할까요. 기억한다고 돌아 올 것도 아닌데...
2014.6.18 - 그루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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