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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山中對酌(산중대작) 본문
山中對酌(산중대작) / 李白(이백, 701~762)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둘이서 마시다 보니 산에는 꽃이 활짝
一盃一盃復一盃(일배일배부일배) 한잔, 한잔 먹세 또 한잔 먹세 그려
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 나 취해 졸리네, 그대 그만 가보시게
明朝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품고 오시게
#
장롱 속 깊숙한 곳에 고량주 한 병 숨어 있다. 언제 어디에서 구한 술인지 모르겠으나 집안에 있는 술들은 내가 사 온 술이
없으니 아내나 친구들의 선물일터이다.
一盃一盃復一盃(일배 일배 부일배)의 시구에서 '오장환'의 '해항도' 싯귀가 떠 오르니 술에 관한 싯귀에 민감한 것을 보면 근래 중화루에서의 송년회 영향이 큰가 보다.
엊그제 송년회의 소감을 페북에 써 놓았더니 하늘 간 친구 광진이의 소식을 못 들었던 병훈이가 미안한 심사를 보내왔다. 이민 간 뒤 한 번 보지 못한 달라스에 살고 있는 병훈이도 친구에 대하여 느끼는 심사가 애잔한 모양이다.
내 비록 주태백은 아니라도 병훈이가 가까이 있으면 광진이 생각하며 그리움에 한 잔, 기리는 마음에 한 잔, 그리고 보고픈 마음 담아 한잔 했을 터인데..
해항도 제5연 영양(榮養)이 생선가시처럼 달갑지 않은 해양의 밤이다. 늙은이야! 너도 수부(水夫)이냐? 나도 선원이다. 자 한잔, 한잔, 배에 있으면 육지가 그립고, 뭍에선 바다가 그립다. 몹시도 컴컴하고 질척거리는 해항의 밤이다. 밤이다. 점점 깊은 숲 속에 올빼미의 눈처럼 광채가 생(生)하여 온다. |
술을 유독 좋아하고 엄청 잘 먹는 사람을 우리는 酒太白(주태백)이라 부른다. 豪酒家(호주가) 이태백의 豪放(호방)한 풍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詩다.
한잔 한잔 또 한잔하다 보니 처음에는 이들 얼굴에 발그레한 꽃이 피고 마음속에도 꽃이 피더니 드디어는 온 산에 붉은 꽃이 만발했다. 술에 취해 졸린다. 더 마시면 뭐 하겠는가.졸리면 자야지. 마주 앉아 대작하던 친구는 조금 아쉽나 보다. 이백이 그 친구에게 말한다.
“오늘만 날인가? 내일 아침 또 만나서 해장술 한잔하세. 아차 그런데 내일은 자네 거문고 소리 들으며 즐겨 보세”
친구가 좋고 술이 좋으며 거기다 좋은 음악까지 있으니 요즘 말로 환상이다. 그런데 왠지 허전하고 쓸쓸한 뒷맛이다. 바늘낚시로 세월을 낚던 강태공도 이 기분이었을까? 2023.12.21
# 금화고량주 너 참 장롱속에 오래도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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