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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시환이 만나다. 본문
십여 년 만에 동창 시환이를 만났다. 웨딩플래너의 사업을 접고 힘든 건설업을 하느라 동창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친구.사십여 년 전, 한국회관에서 나의 결혼식 사진을 찍어 준 친구이자 지금은 오산 외가댁 가는 길목의 병점에서 살며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짬날때마다 혼자 세계여행을 다니는 삶을 알차게 품어내는 친구이다.
기경이와 함께 학생회 총무부장을 맡아 수고를 해 준 잘생긴 친구였지만 이제 세월이 흐르다 보니 날렵한 턱선은 사라지고 연륜과 시간의 흔적이 보이는 게 손주 넷을 둔 평범한 할배의 상이 절로 묻어 나온다.
자유공원의 카페에 앉아 대화를 하는데 세상에 많이 알려진, 그러나 결코 다가서기 쉽지않은 인도라는 나라에 다녀와 여행 중 스치며 지나던 많은 인연들과의 만남에 대한 경험과 풍경들, 그리고 그네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에 공감도 하고 맞장구치며 거의 세 시간 넘는 시간을 순식간에 흘려보냈다..
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와 카즈라흐라는 작은 마을의 사원에 조각된 노골적인 성애의 독특한 표현도 재미있고,, 특히 갠지스강에서의 화장문화에 대하여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하는데 상주가 시신의 재로 흥건한 강물을 마신다는 것과 강변의 장작불에 놓여있는 사체가 타는 적나라한 모습에, 특히 타고 있는 얼굴이 보이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대단히 충격적이었다.
다음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등 몽골 주변의 나라들을 다녀올 것이라는데 지금까지 열아홉 나라를 다녀왔고 기력이 될 때까지 4-5십여 나라를 다녀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그의 얼굴에 환한 희망이 보인다.
예정된 다음약속이 있어 아쉬움을 뒤로하며 헤어진 그에게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슬몃한 미소와 멋쩍음이 묻어 나와 더욱 정감이 간다. 잘 가라 친구야 다시보자 시환아.. 2024.4.17 마루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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