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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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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짦은 이야기

候 [후]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23. 10:38

候 [후]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 없다면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서삼릉 황톳길의 살망거림과
아롱대는 노랑나비 날갯짓 너머
코끝 스치는 쑥 내음에서
희망의 봄을 그려 볼까!

지금지금 모래알에 열정을 끓여 담고
파도소리에 사랑 한 잔을 축이며
통기타에 내려앉은 하조대 별빛 감아
그 여름의 ""를 만져 볼까!

가을은 아직 멀었는데
공지천 낙엽이 눈에 밟혀
장롱 속에 잠들던 앨범을 꺼내 들고
그 속에 함초롬 숨어있는 낙엽을
한 가슴 안아 볼까!

흰 눈이 꿈결같이 내리고
모닥불에 젖어든 눈시울 훔쳐가며
깊어가는 성탄 전야에 가슴 설레던
그 겨울날 백운 골짜기에 새긴
젊음의 아련함을 기억해 볼까!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없다면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 없다면
가슴 가득 추억 담아
사랑을 그릴 수밖에.

2010. 1. 6.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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